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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나는 단짝 친구랑 같이 먄마에 있는 렌트 와이프 클럽에 속아서 끌려갔다. 어떤 남자든 돈 60만 원만 내면 우리를 하루짜리 아내로 빌려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경찰이 소씨 가문 사람들을 데리고 들이닥쳤을 때, 나는 이미 그 클럽의 간판이 되어 있었고, 배가 잔뜩 나온 갑부의 몸 위에 올라탄 채로 돈을 세고 있었다. 반대로 소하린은 지하실 바닥에 누워 배만 불러 온 채 식물인간이 되어 있었다. 소씨 가문은 우리 둘을 먄마에 팔아넘긴 진짜 범인을 잡겠다며 무려 10억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고 나는 그럼에도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소하린 엄마가 내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말해 달라고 빌었지만 나는 눈을 꼭 감고 자는 척했다. 경찰이 여러 번 불러다 캐물어도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내 남자 친구이자 소하린의 친오빠인 소도현이 분노 끝에 나를 기억 재판대 위로 끌고 갔다. “하린이는 병원에서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누워 있는데 넌 인신매매범을 그냥 풀어둔 채로 살게 둔다고?” “너 같은 천박한 여자를 사랑했다는 것만 떠올려도 토할 것처럼 역겨워!” “오늘 이 기억 추출기로 너랑 그 인신매매범을 통째로 지옥으로 끌어내려 주겠다!” 그런데 모든 진실이 드러났을 때, 소도현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 소도현이 나를 심판하겠다고 고른 곳은 경해대학교 종합체육관이었다. 나와 소하린의 모교이자 내가 처음 소도현을 만났던 장소이기도 했다. 만 명은 너끈히 들어가는 대형 경기장은 이미 사람으로 빼곡했고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한 번이라도 나와 인연이 스친 사람이라면 가까이는 친척과 친구, 학교 동기와 선생님부터 멀게는 음식 배달을 했던 배달 기사, 길가 분식집 가게 사장까지, 전부 소도현이 직접 초청해 이 자리에 불러 모았다. 나는 얼굴을 감싸 쥐고, 본능적으로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부터 했다. 하지만 소도현이 내 어깨를 의자에 내리꽂듯 눌러 버려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소도현은 내 목을 움켜쥐었다. 예전에는 사랑으로 가득하던 눈에는 지금 증오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윤소정, 네가 아직도 부끄러운 줄은 알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묻겠다. 하린이를 데려간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숨이 막혀 얼굴이 새빨갛게 부어오르고 몇 번이나 정신을 잃을 뻔했지만, 나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소씨 가문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와 나를 마구 주먹질하고 발로 밟기 시작했다. “이 배은망덕한 년아! 하린이랑 도현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데 눈 뜨고 인신매매범을 그냥 풀어 둔다고?” “쟤는 애초부터 천한 년이야! 그딴 데가 딱 체질이라서 범인을 안 찍는 거지!” 소씨 가문의 친척 몇 명은 아예 내 옷을 찢어 벗겨 버리고, 그 수치스러운 모습을 찍어 대형 스크린에 그대로 띄웠다. “이년이 얼마나 뻔뻔한지 모두 다 눈으로 확인하게 해 줘라!” 소도현은 위에서 내려다보며 새끼손가락만 한 굵기의 바늘을 내 뒤통수에 들이대고는 칼날처럼 차가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기억 추출기는 뇌를 망가뜨리는 정도가 방사능이랑 다를 게 없어. 이따가 넌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울 거야. 그 고통은 출산의 스무 배쯤 될 거야.” “그리고 네가 사람들 앞에서 도저히 꺼내지 못하는 그 더러운 기억들까지, 널 아는 모든 사람 앞에서 전부 공개될 거야. 윤소정, 이게 네 마지막 기회야.” 그 더럽고 추악한 과거가 떠오르는 순간, 내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고 온몸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안 돼, 보지 마! 도현아, 내 말 좀 믿어 줘. 나중에 분명히 후회하게 될 거야!” 소도현의 눈동자에 잠깐 흔들림이 스쳤다. 하지만 소도현은 시야 한쪽에 하룻밤 새 머리가 하얗게 센 어머니 모습이 들어오자, 다시 나를 바라볼 때는 깊은 혐오만 남아 있었다. “후회?” “내가 후회하는 건 널 그 지옥 같은 곳에서 구해낸 것뿐이야! 처음부터 평생 거기서 몸이나 팔게 놔둬야 했어!” 바로 다음 순간, 날카로운 금속 바늘이 내 두피를 찢고 들어와 뇌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심장을 쑤시고 뼈를 갈아 넣는 듯한 통증에 나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입을 열어 살려 달라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내뱉지 못한 채, 사람 소리라고 부르기도 힘든 비명만 터져 나왔다.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은 내 처참한 꼴을 보자 오히려 더 흥분했다. “꼴 좋다! 저런 독한 년은 천번 만번을 찔려 죽어야 해!” 대형 스크린에 마침내 내 기억이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기억이 모두의 눈앞에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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