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문이 거칠게 열리리면서 몇 명의 국립예술대학 학생들이 손에 피켓을 들고 분노에 찬 얼굴로 행사장 안으로 들이닥쳤다.
선두에 선 여학생은 눈을 부릅뜨고 무대 위의 강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창피한 줄 알아! 이 곡, 겨우 장 교수님 옛날 명곡 살짝 바꿔놓고는 본인이 직접 만든 곡이라고? 어이가 없네!”
강하늘의 얼굴에 머금어져 있던 자랑스러운 미소는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당황한 심주원이 재빨리 앞으로 나서 그녀를 감싸안으며 정색했다.
“학생,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죠? 이 곡은 분명 조예원 씨가 직접 쓴 곡입니다.”
“직접 작곡한 거라고요?”
여학생은 비웃는 듯 코웃음을 흘리며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 고요하던 발표회장 안에 곧 오래된 곡 하나가 울려 퍼졌고 익숙한 멜로디가 서서히 흘러나오자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둘 굳어갔다.
그 멜로디와 흐름은 방금 전 조예원이 불렀던 곡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원곡이 끝나는 순간 여학생은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심주원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이 곡은 우리 장 교수님이 10년 전에 발표한 대표작이에요.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명곡이죠. 그런 걸 버젓이 베껴놓고 본인이 작곡했다고요? 대체 얼마나 뻔뻔해야 그런 말이 나와요?”
심주원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온지아는 늘 음악을 존중했고 누구보다 저작권에 엄격한 아이였다.
‘그런 애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어...’
“형!”
그때 심주혁이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들고 다가왔다.
“형, 지금 인터넷이 난리야. 장 교수님 곡 표절한 거, 이미 증거 영상이랑 자료 다 퍼졌어. 다들 하늘이를 욕하고 있어...”
그는 떨리는 손으로 화면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근데 그 증거를 퍼뜨린 사람... 서명이 ‘온지아’야.”
심주원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온지아가 조용한 눈빛으로 악보를 건네던 그때 그는 장난처럼 물었었다.
“그런데 왜 제목이 ‘늦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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