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하승주가 뉴스에서 낯익은 얼굴을 보게 된 건 우연이었다.
그는 즉시 모든 인맥을 총동원해 그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씨 가문의 뿌리가 해외에 있는 데다 하승주는 국내에 머무르고 있었기에 ‘심초희’라는 이름에 다다르기까지는 꼬박 보름이 걸렸다.
그렇게 연회에서 포착된 그녀의 사진을 보는 순간, 그는 단번에 확신했다.
그 여자가 바로 안서연이라는 것을.
이름이 바뀌었을지라도 그는 안서연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후 하승주는 온갖 경로를 통해 심씨 가문의 주소를 수소문했고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자마자 가장 빠른 항공편을 구매해서 영국으로 향했다.
비행기 안에서 그는 수없이 상상했다.
‘다시 만난 서연이는 분명 아직 화가 나 있을 거고 나를 보자마자 외면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괜찮아. 서연이를 다시 볼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는 분명히 깨달았다. 자기 삶에 있어 안서연은 없어선 안 될 존재라는 것을.
‘서연이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사죄할 거야. 다시는 다른 여자에게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약속할 거야. 서연이가 용서만 해준다면 다시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결혼식을 올려 서연이를 아내로 맞이할 거야. 그리고 전 세계에 선포해야지.’
그러나 한 달 만에 다시 마주한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와 함께였다.
그들은 서로에게 몰입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승주는 마치 남의 행복을 엿보는 도둑처럼 벽 뒤에 숨어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지만 익숙한 그 뒷모습을 보는 순간,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집어삼켰다.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애타게 불러왔던 그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서연아!”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마주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안서연을 다시 보게 된 하승주의 눈은 벌써 촉촉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서연아, 드디어 다시 만나네. 너 죽지 않았구나. 이렇게 살아서, 내 눈앞에 있어 줘서 정말 다행이야.”
그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서 있는 남자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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