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짧고 간단한 몇 마디 말이었지만 하승주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 5년간 분명히 그렇게 사랑했고 그렇게 행복하게 지냈는데 왜 후회한다는 걸까? ‘사랑했던’이라는 말은 또 무슨 의미일까? 이제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하승주의 가슴 한가운데서 날카로운 통증이 밀려왔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초희가 어떻게 벌써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야? 분명 아직도 화가 나서 용서하지 않은 것뿐이야.’
하승주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손이 닿기도 전에 심초희는 재빨리 뒤로 물러서 그와 거리를 두었다.
그녀의 행동과 표정을 보며 하승주는 마음이 아팠지만 다급하게 말했다.
“초희야, 난 다른 뜻 없어. 그냥 너한테 설명하고 싶었어. 나를 믿어줘, 난 처음부터 끝까지 너 하나만 사랑했어. 서지우한테는 진심을 준 적 없어. 제발 나를 용서하고 나랑 같이 가자. 앞으로 내 주변에 절대 다른 여자는 없을 거야. 약속할게, 오직 너만 사랑할 거야. 그리고 다시 한번 더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자.”
하승주는 말을 마치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심초희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오직 냉담함만 가득했다.
“5년 전에 나와 함께 있을 때도 그렇게 약속했잖아, 나만 사랑한다고. 그런데 결국 너는 바람피우고 다른 여자를 사랑했어. 난 다시는 너를 믿지 않을 거야. 절대 용서하지도 않아. 가, 다시는 나한테 오지 마.”
그녀는 하승주가 바람을 피운 걸 처음 알았을 때, 그 고통과 충격을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여전히 자신에게 다정하게 굴자 잠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만약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그냥 결혼하면 그도 자신에게 변함없는 태도를 보이고 다른 여자들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게 두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수많은 거짓말을 겪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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