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의사가 하루만 더 지켜보고 나서 퇴원해도 된다고 했지만 신씨 가문 부모는 좀처럼 안심하지 못한 채 며칠만 더 입원해 상태를 지켜보자며 거듭 요청했고 박한섭 역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신소은이 입원해 있는 동안, 박한섭은 5일 밤낮을 병실 곁을 지켰다.
회복에 좋은 고가의 수입 보양식부터 시작해서 한정판 꽃다발까지, 신소은이 입을 떼기만 하면 그는 바로 준비해 주었고 때로는 직접 챙기기까지 했다.
병실 한쪽에는 포장이 정성스럽게 된 선물 상자들이 산처럼 쌓였다.
신소은은 휴대폰을 들고 선물로 가득한 배경 앞에서 셀카를 찍으며 살짝 투정을 부렸다.
“한섭 씨, 이 각도 예뻐? 너무 과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
대충 고개를 끄덕였지만 박한섭의 시선은 이미 신소은이 막 올린 SNS 게시물로 향해 있었다.
아홉 장의 사진에는 자신이 선물한 팔찌 같은 장신구들이 나열돼 있었고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사랑받는 사람은 두려울 게 없어.]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 사이에 신채이의 이름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그것을 취소했다.
박한섭의 손끝이 약간 떨렸다.
피드에서 나와 무심코 채팅창을 눌렀더니 마지막 메시지가 그대로 떠 있었다.
[이혼하자.]
‘신채이... 이건 무슨 뜻이지?’
며칠 뒤 퇴원하던 날, 신소은은 한정판 가방에 눈을 빼앗겼고 박한섭은 언제나처럼 아무 말 없이 수락했다.
둘은 함께 백화점에 들렀고 신소은은 회색 가방을 골랐다.
계산을 하려던 박한섭은 문득 신채이도 이 브랜드를 좋아했었다는 게 떠올랐다.
하여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가 매장 직원에게 말했다.
“같은 거로 두 개 주세요.”
직원은 별로 놀란 눈치도 없이 익숙한 듯 곧 조용히 두 번째 가방까지 준비해 차 뒷좌석에 실어주었다.
신소은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게 신소은을 집에 데려다준 뒤, 박한섭은 다른 한 개의 쇼핑백을 손에 들고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은 텅 비어 있었고 신채이도 없었다.
갑자기 불길한 예감을 든 그는 쇼핑백을 움켜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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