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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그런데... 전무 자리는 좀 과하지 않아?” 휴대폰을 쥔 신채이의 손가락에 미세하게 힘이 들어갔고 캐리어 바퀴가 공항 바닥의 틈에 걸려 딱딱거리는 소리를 냈다. 전화기 너머로 임주연의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뭐가 과해? 채이야, 너 우리 대학 때 창업대회에서 금상 탔던 거 기억 안 나? 네가 썼던 사업 계획서를 교수님이 얼마나 칭찬했는데!” 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의 목소리가 어느새 진지해졌다. “난 늘 너한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 다만 그때... 네 눈에는 박한섭밖에 없었지.” 그 말은 가느다란 바늘처럼, 신채이가 외면해왔던 마음속 깊은 곳을 조용히 찔렀다. 그리고 공항 기둥에 기대어 빠르게 지나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신채이의 머릿속에 문득 예전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예전의 그녀는 분명 학과에서도 인정받던 수재라 졸업 후에는 상장기업들로부터 러브콜도 받았었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는 분명 있었고 그건 그녀가 꿈꿔왔던 삶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한섭을 사랑하게 된 뒤, 신채이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모든 걸 내려놓으며 현모양처가 되려 했다. 그를 사랑했기에, 자신의 꿈쯤은 아무렇지 않게 포기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 박한섭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다른 사람이 있었고 신채이가 아무리 애써도 그에게 그녀의 존재는 그저 하찮은 존재였다. “채이야, 너 너무 오랫동안 결혼 생활 안에 갇혀 있었어.” 임주연의 목소리에는 짙은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날 파티에서 널 봤을 때 알았어. 그런 네 모습은... 네가 아니더라.” 신채이는 입술을 꼭 깨물었고 손바닥에는 손톱자국이 깊게 남았다. 애써 외면했던 진실들이 다른 사람 눈에는 그렇게나 선명하게 보였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왔다. 곧 그녀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그동안 계속 나를 회사로 끌어들이려 했던 거야?” “당연하지!” 임주연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처럼 일 잘하고 감각 좋은 사람이 직장에 나가면 완전 빛날 거야. 그때는 네가 온통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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