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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박한섭은 휴대폰을 조수석에 엎어놓고 굳은 얼굴로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 불과 5분 전, 그는 사설탐정과 통화를 끝냈다. 탐정은 공항 CCTV에서 신채이의 모습을 포착했다는 말만 남긴 채 그 이후의 행적은 완전히 끊겼다고 했다. 기상이 악화되면서 수많은 항공편이 취소된 탓에 신채이가 어디로 향했는지 더는 파악할 수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 손목시계의 초침이 일곱 시를 가리킨다. 그때 신소은의 전화가 걸려왔다. 박한섭은 화면을 두 초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한섭 씨, 지금 뭐 해?” 신소은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달콤했다. “새로 생긴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우리 가서 먹어볼래?” “주소 보내. 데리러 갈게.” 박한섭은 핸들을 돌려 차고를 빠져나왔다. 백미러 속으로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짙게 내려앉은 다크서클이 보였다. 신채이가 사라진 뒤로 그는 한 번도 편히 눈을 붙인 적이 없었다. 운전 중에도 신소은은 여느 때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이야기를 늘어놨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박한섭은 간간이 ‘응’ 하는 짧은 대답으로만 반응했다.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을 때도 그는 계속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혹시라도 탐정에게서 새로운 소식이 오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고객님, 저희 가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디저트입니다. 고급 수입 크림을 사용했어요. 한 번 드셔보시겠습니까?” 직원이 활짝 웃으며 추천하자 박한섭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순간 눈빛이 반짝이며 신소은은 무심코 손가락으로 테이블 끝을 쓰다듬었다. 케이크를 자르면 그 안에 반지가 들어있는 서프라이즈가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상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케이크가 테이블 위로 올라오고 칼을 들어 조심스레 자르자 얼굴에 번졌던 웃음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케이크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한섭 씨, 혹시 뭐 깜빡한 거 없어?” 그녀는 케이크 위 크림을 툭툭 건드리며 장난 섞인 투로 말했다. 박한섭은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메시지 창만을 바라보며 ‘뭐?’하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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