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구진성이 복잡한 마음으로 심가연을 뚫어지게 보고 있을 때 뒤에서 도은아의 연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곧장 침대 옆으로 다가가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
“어디 아파?”
“오빠, 머리가 너무 아파요.”
도은아는 연약한 척 이마를 짚었고 눈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
“가연 씨가 실수로 계단에서 밀었을 수도 있죠. 그런데 머리가 너무 아파요. 나중에 흉터라도 남으면 어떡해요?”
당장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을 것 같은 도은아의 모습에 구진성이 얼굴을 찌푸리고 낮게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절대 흉터 안 남아.”
“그래도 불안하단 말이에요.”
구진성이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도은아는 그의 손을 꽉 잡고 억울하고 화가 난 눈빛으로 심가연을 쏘아보았다.
“일부러 밀었든 실수로 밀었든 가연 씨 때문에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건 사실이에요. 지금 머리도 아프고 발도 아파요.”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무척이나 억울해했다.
“오빠, 너무 억울해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오빠 만나러 왔는데 이런 일을 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속상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구진성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화가 풀릴 것 같아?”
투정이 통하자 도은아는 웃으면서 그의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렸다.
“오빠, 내일 경매에 나도 같이 가면 안 돼요?”
구진성이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도은아를 보더니 코끝을 톡 쳤다.
“뭐가 마음에 드는데?”
“Van의 컬러 다이아몬드 세트요. 지난번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도은아가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블루 다이아 메인 스톤에 핑크 다이아 태슬이 오빠가 선물해준 드레스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할아버지 생신에 오빠 체면을 제대로 세워줄게요.”
구진성이 가볍게 웃었다.
“그래. 마음에 든다면 사줄게.”
고개 숙인 채 듣고 있던 심가연은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 액세서리를 그녀도 본 적이 있었다. 구진성은 60억 원이나 되는 액세서리를 망설임 없이 도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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