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하지만 이제 그 사람은 그녀를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다.
지하실의 온도가 아주 낮았지만 심가연의 몸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심지어 환청이 들리기 시작했다.
과거 납치범들의 욕설 소리, 쇠사슬이 부딪히는 소리...
심가연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귀를 막고 구석으로 몸을 웅크렸다.
현실과 기억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곳이 구씨 가문 별장의 지하실인지, 아니면 그 악몽이 시작된 곳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고통이 느껴지면 정신이 들까 하여 머리를 벽에 박았다.
그 순간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이 떨어졌다. 그 사진이 무너지기 직전인 심가연을 간신히 붙잡아줬다.
“유이야...”
심가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사진을 집어 들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사진 속 작은 얼굴을 쓰다듬었다.
“유이야, 무서워하지 마... 엄마 여기 있어...”
아이가 그녀를 버티게 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유이를 위해 반드시 이겨내야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심가연은 지친 나머지 구석에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4년 전 납치된 그날의 꿈을 꾸고 말았다...
꿈속.
무서운 가면을 쓴 납치범이 칼을 심가연의 얼굴에 대고 그녀의 아버지가 몸값을 주지 않았으니 찢어 죽이고 어두컴컴한 지하실에 던져버리겠다고 했다.
밤이라 지하실의 뱀, 벌레, 쥐들이 전부 그녀에게로 몰려들었다.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귀신 같은 바람 소리만 귓가에 들려왔다.
갑자기 장면이 바뀌더니 구진성이 도은아와 함께 나타났다. 그러고는 수많은 뱀과 벌레를 그녀에게 던졌다...
“으악.”
비명과 함께 심가연은 눈물범벅인 채로 깨어났다.
하지만 눈을 떠도 보이는 건 여전히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고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옷은 이미 식은땀에 흠뻑 젖었고 부들부들 떨면서 구석에서 몸을 웅크렸다.
지금 심가연이 할 수 있는 건 무릎을 끌어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뿐이었다.
경매장 안.
구진성이 자꾸 정신을 딴 데 팔자 도은아는 속으로 원망이 피어올랐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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