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심가연의 뺨은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
품에 안긴 구재호가 놀라 울음을 터뜨리자 그녀는 아이를 더욱 꼭 끌어안은 채 낮게 속삭이며 아이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주 집사님, 오해에요. 제가 구 대표님을 유혹한 게 아니라...”
“흥.”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민아는 콧방귀를 뀌며 비웃었다. 그녀의 시선은 어지럽게 흐트러진 침대 시트 위를 지나 감추려 해도 뚜렷이 드러난 심가연의 목덜미의 자국 위에서 멈췄다.
“이렇게 뻔히 다 보이는데 아직도 연기하는 게 지겹지도 않아요? 사람을 바보로 아는 거예요?”
심가연은 순간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젯밤 두 사람 사이에 미친 듯이 격정적인 일이 있었던 건 사실이었지만 유혹을 먼저 한 쪽은 분명 그녀가 아니었다.
사실 그녀 자신조차도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분명 지하실에 있던 자신이 어떻게 그의 안방까지 오게 된 건지, 그 원인을 따지고 물어야 할 쪽은 오히려 그녀인데 지금은 엉뚱하게 자신이 유혹했다는 말까지 듣고 있으니 말문이 막혀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조용히 입을 다물자 주민아는 발소리도 없이 한 발 더 다가섰다.
“심가연 씨, 정말 남자 없인 하루도 못 사나 보네요? 그 주제에 뭘 믿고 대표님한테 들이대는 건데요?”
그녀의 눈동자에는 노골적인 악의가 서려 있었다.
“대표님은 곧 도씨 가문의 아가씨와 혼인할 분이에요. 당신 같은 천한 여자가 감히 어디에...”
짝!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날아든 손바닥이 그녀의 뺨을 정통으로 내리쳤다. 매서운 소리와 함께 방 안은 일순 정적에 휩싸였고 주민아는 넋이 나간 얼굴로 심가연을 바라봤다. 마치 자신이 뺨을 맞으리라고는 단 한 순간도 상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이었다.
“주 집사님, 당신이 이 집에서 집사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도 사람을 이렇게 모욕할 권리는 없어요.”
“이년이! 감히 날 때려?!”
주민아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품고 다시 손을 들려는 순간, 심가연의 눈빛이 싸늘하게 바뀌었다.
“한 번만 더 손대보세요. 지금 이 아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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