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어젯밤, 그녀가 구진성의 이름을 부르며 그를 끝없이 끌어안았던 기억은 단 한 조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 벨 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울렸다. 곁에 나란히 잠든 구재호가 깰까 봐, 심가연은 휴대폰을 들고 조심스레 방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심가연 씨, 당장 병원으로 와서 도은아 씨께 사과하세요.”
구진성의 단호한 음성에 심가연은 순간 멍해졌지만 이내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한 어조로 대답했다.
“구 대표님, 제가 뭘 잘못했기에 도은아 씨한테 사과를 해야 하죠?”
“심가연 씨 때문이 아니었으면 은아가 교통사고를 당할 일도 없었어요. 지금 당장 병원으로 오세요. 심가연 씨 딸아이가 입원한 그 병원입니다.”
그 마지막 한마디에 심가연의 얼굴이 단숨에 굳어졌다. 통화를 끊자마자 그녀는 급히 주민아에게 구재호를 맡기고 곧장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병원에 도착한 심가연이 가장 먼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소아과 병동이었다. 딸 유이를 품에 꼭 안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는 안도감 어린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지만 행복에 잠겨있는것도 잠시뿐, 병실 문이 열리며 진민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심가연 씨, 구 대표가 VIP 병실로 오라네요.”
딸 유이는 엄마 품에 안기자마자 금세 새근새근 잠들었고 심가연은 조심스럽게 아이를 침대에 눕힌 뒤에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VIP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도은아는 구진성의 품에 안긴 채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심가연이 모습을 드러내자, 방긋 웃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심가연 씨, 따님 걱정은 무척 크신가 봐요? 대표 지시까지 무시하면서까지 말이에요?”
도은아의 날 선 말에, 심가연은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떨궜다. 주민아와는 달리 도은아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상대였다.
“도은아 씨,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병원에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사과하라는 말이 있었기에 일단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도은아는 오히려 더 화가 난 듯 구진성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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