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심가연은 고개를 숙였다. 가슴이 꽉 죄여 숨이 막혔다.
마스크 안쪽에서 두 번 깊게 숨을 고르며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구재호는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작은 팔이 떨렸지만 마치 자신이 위로라도 하려는 듯했다.
“흥.”
구병호가 곁에 버티고 서 있자, 기가 오른 방지영이 도은아를 흘깃 보며 비웃었다.
“은아야, 네가 너무 착해서 그래. 이 여자가 떳떳하다면 주 집사가 왜 진성을 꼬드겼다고 몇 번이나 말했겠니?”
방지영은 구재호를 한번 흘겨본 뒤 다시 날을 세웠다.
“조심해. 남편 뺏기고 울 일 없게.”
그 말에 구진성의 신경이 곧장 곤두섰다. 싸늘하게 시선을 들며 낮게 내뱉었다.
“아줌마, 그렇게 한가하세요? 아니면 구승호 씨가 D국에서 너무 편히 지내셔서 마음이 놓이시나요?”
말끝에 스민 위협이 매서웠다. 방지영은 입만 달싹이다 결국 닫아버렸다.
손자가 눈앞에서까지 날을 세우자 구병호의 표정도 굳었다.
“버릇없잖아! 구진성, 네가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베이비시터 하나 감싸겠다고 어른 앞에서 이런 태도를 보여? 명심해라. 은아를 배신하는 일, 난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방지영은 기다렸다는 듯 낮게 거들었다.
“그러니까요. 애까지 저렇게 따르는데 속으로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누가 알아요.”
구진성은 눈을 감았다가 뜨더니 돌아서서 심가연의 품에서 구재호를 받아 안았다.
아이는 아버지 품에 안기자 울음을 멈췄지만 여전히 얼굴을 찡그린 채 간절히 심가연만 바라봤다.
“베이비시터가 아이와 가까운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도은아는 속이 끓어올랐지만 어른들 앞에서는 미소를 지켰다.
“재호가 지난 2년 동안 베이비시터를 몇이나 내보냈잖아요. 그런데 심가연 씨랑은 잘 맞으니까 진성 오빠도 훨씬 수월해진 거죠. 오빠가 조금 두둔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구병호는 예리한 눈길로 셋을 훑어보다가 마침내 심가연에게 시선을 멈췄다.
“은아 말도 일리가 있어. 그만하자. 다만...”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가씨, 우리 가문은 아무나 넘볼 데가 아니야. 제자리를 지키는 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