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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심가연이 슬픈 건 단 하나, 바로 한때 그렇게 믿었던 사람이 이제는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심가연 씨.” 심가연이 구진성과 단둘이 얘기하고 싶다고 하자 도은아의 눈빛에 증오가 가득했고 말투에는 비웃음까지 섞였다. “안정적인 일이 꼭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심가연 씨가 이렇게 큰 사고를 쳤으면 달갑게 벌도 받아야죠. 설마 감옥에 가는 걸 원하는 건 아니겠죠?” 도은아는 심가연이 두려워하는 게 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돈은 없어도 상관없지만 일단 감옥에 가버리면 유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게 될 것이다. “도은아 씨, 걱정 말아요. 전 그냥 작은 도련님에 관해 구진성 씨에게 드릴 말씀이 있을 뿐이에요.” 조금 전까진 슬프고 진심이 가득한 태도를 보이던 심가연이 도은아와 마주하자 눈빛에 분노가 섞였다. 구진성은 심가연이 이대로 도은아를 자극할까 봐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돌려 도은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은아야, 연회가 이내 시작될 거야. 얼른 돌아가서 준비해.” 구진성의 말뜻은 분명했다. 자기를 내보내고 심가연과 단둘이 남겠다는 뜻을 눈치챈 도은아는 못마땅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 안에는 금세 두 사람만 남았다. 심가연은 조금 전의 체념을 거두고 구진성을 꿰뚫듯 빤히 바라보며 질문을 건넸다. “구진성 씨, 정말 제가 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구진성은 무언의 한숨을 내쉬며 심가연과 시선을 맞췄다. 그 시선은 부드러웠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살을 에는 얼음송곳과도 같았다. “심가연 씨가 했다면 당연히 별장을 떠나야 하죠. 그런데 이게 심가연 씨가 한 게 아니라면 그건 은아가 일부러 심가연 씨를 함정에 빠뜨린 거겠죠.” 구진성의 말투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은아가 심가연 씨를 용납할 수 없다면 이 집도 심가연 씨를 품어줄 수 없어요.” 심가연이 꽉 쥔 주먹에서 마디의 마찰음이 났다. 분노가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심가연은 구진성을 노려보며 슬프게 한마디 내뱉었다. “보아하니 구진성 씨는 도은아 씨에게 정이 깊으신 것 같군요.” 그 말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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