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사람 속은 끝까지 알 수 없다더니, 같이 산 2년 동안 내가 도대체 뭘 본 건지...”
창밖을 바라보던 심가연이 절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동안 임준석은 언제나 온화하고 점잖았고 굳이 심가연에게 거칠게 굴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 예의를 지키며 살았다. 가끔은 임준석도 이 결혼이 지겨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이혼 이야기가 나오자 그렇게 무섭게 돌변할 줄은 몰랐다.
심가연의 말에 구진성이 고개를 돌려 힐끗 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사람이랑 결혼한 걸 후회해요? 아니면 이혼하려는 걸 후회해요?”
심가연은 구진성을 째려보며 투덜댔다.
“언제부터 그렇게 독설만 뱉으며 다녔죠?”
분명 2년 전만 해도 구진성은 과묵하고 조용한 미남자였다.
“쳇.”
구진성은 그 말이 우스웠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누가 제자리에 있겠어요?”
그 말에 살짝 찔린 심가연은 입술을 꼭 다물고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네요.”
2년 전 심가연은 세상 물정 모르는 심씨 가문의 아가씨였고 2년이 지난 지금은 싱글맘이 되어 있었다.
창밖에 시선을 떼지 못한 채 한숨을 내쉬는 심가연을 보며 구진성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시선은 자꾸만 심가연에게 갔다.
잠시 후, 구진성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심씨 가문의 최대 협력사는 임준 그룹이에요. 임준 그룹이 손만 빼면 다른 협력사들도 줄줄이 빠져나갈 거예요. 그러면 성한 그룹은 이내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거고요.”
마침 그때 심가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심가연은 화면을 보고 메시지를 확인한 뒤 무심코 입꼬리를 올렸다.
심가연이 자기 말을 못 들은 것 같자 구진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진짜 성한 그룹이 망하는 꼴을 볼 셈인가요?”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은 심가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구진성을 똑바로 바라봤다.
“정확히 말하면 요한 그룹이겠죠.”
구진성이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다시 물었다.
“그럼 심가연 씨는 심가연 씨 외할아버지의 평생 업적이 무너지는 걸 두고만 볼 건가요?”
심가연의 엄마 오순자가 심국종에게 시집오기 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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