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정민의 말 한마디에 임다영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
“사인이요? 혼인신고서라고요?”
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내려선 곳이 바로 구청이라는 걸 깨달았다.
정민은 거부할 틈조차 주지 않고 임다영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안에 연시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의 사인이 들어간 혼인신고서 한 장이 놓여 있었고 반대편에는 서명란이 텅 비어 있었다.
“여기에만 서명하면 됩니다.”
정민은 설명조차 하지 않은 채 차갑게 말했다.
임다영은 눈앞의 결혼 계약서를 바라보며 머릿속이 완전히 하얘졌다.
“아니, 이게 대체 뭐예요? 잘못 온 거 아니에요? 이건 분명 뭔가 착오가 있는 거예요!”
연시윤과 결혼하려던 사람은 분명히 백유리였다.
그런데 어떻게 임다영이 그 자리에 앉게 된단 말인가.
정민은 비웃는 듯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임다영 씨, 이게 당신이 바라던 거 아니었나요? 연 대표님과 백유리 씨 사이를 갈라놓고 결국 연씨 가문의 며느리가 되는 거.”
“저는 그런 생각해 본 적 없어요!”
임다영은 급히 해명했지만 문득 박혜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설마... 할머니 때문인가요? 저 직접 가서 할머니께 다 설명해 드릴 수 있어요.”
그러자 정민은 못마땅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건 어르신의 뜻이자 연 대표님의 타협이기도 합니다.”
어젯밤 울어 눈이 퉁퉁 부은 백유리의 얼굴이 떠오르자 정민은 눈앞의 임다영이 교활하기 짝이 없는 수를 쓴 것만 같아 불쾌했다.
“사인하면 임다영 씨는 연씨 가문의 며느리가 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아두세요. 연 대표님이 사랑하는 사람은 영원히 백유리 씨뿐이라는 걸.”
이제 도망칠 길은 없었기에 임다영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결국 펜을 들어 서명하고 말았다.
곧 사진을 찍고 신고서를 받아들었다.
그 위에는 도장이 찍혀 있었고 연시윤과 임다영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었다.
신고서 위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임다영은 알고 있었다.
연시윤은 자신을 혐오하기만 할 뿐, 이 사진은 그저 거짓된 형식일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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