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임다영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다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곧 현실이 되었다. 화실 입구에는 덩치 크고 수상한 몇몇 사람들이 서 있었고 손에는 몽둥이 같은 게 들려 있었다. 동료들 누구도 가까이 가지 못하고 얼어붙은 눈치였다. 임다영이 그들 앞에 섰다. “제가 임다영이에요. 무슨 일로 저를 찾으세요?” 그들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서로를 보며 비웃듯 미소를 지었다. 백유리가 제거하려는 대상이 바로 이 여자라는 것이다. 오늘의 임무는 임다영의 명예를 짓밟고 끌고 가 모두가 보지 못하도록 잔혹하게 처리하는 것. 이게 바로 그들이 받은 지시였다. 곧, 무리 중 한 명이 위협적으로 말했다. “뭘 하러 왔는지 너도 잘 알잖아. 남의 남편을 꼬드겨 빼앗은 불륜녀!” “네? 그게 무슨 헛소리세요!” 임다영은 분노로 목소리가 떨렸지만 당당하게 맞섰다. “그럼 증거를 내놔요! 증거가 있으면 보여달라고요.” “증거? 우리 말만 따라오면 너한테도 증거는 생기지.” 그들은 그녀에게 달려들어 사지를 낚아채려 했다. 임다영은 필사적으로 버텨보려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몸을 돌렸다. 하지만 동료들은 그 광경에 위축되어 꼼짝 못 했고 한 사람만 간신히 목소리를 냈다. “경찰을 부르자. 경찰이 오면 해결될 거야!” 그러자 그들 중 한 명이 비웃었다. “경찰? 경찰이 와도 우리를 못 막을 거야. 불륜녀 같은 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해야지!” 그들은 몽둥이를 휘두를 기세로 포위망을 좁혔다. 위협적인 태도와 경찰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거만함에 주변 사람들은 갈팡질팡했다. 임다영은 혼자였으니 어쩌면 바람 앞의 등불처럼 무력했다. 차에 실려 끌려갈 순간,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했다. 평생 얌전히 살아왔는데 어떻게 이런 누명을 쓰고 더러운 물 위에 떠밀릴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이대로 끌려가면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누군가 갑자기 달려들며 상황을 바꿔 놓았다. 몽둥이를 휘두르던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손을 놓았고 임다영은 그 틈에 달아나려고 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