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임다영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공포가 가득했다.
온몸에는 구타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초라한 모습이 연시윤의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의 심장이 세차게 움찔거렸다.
‘다행이다. 그래도 살아 있네.’
평소라면 냉랭하게 뱉었을 말들이 지금은 저절로 누그러졌다.
“걱정하지 마. 놈들은 모두 도망 다니던 지명 수배범들이었고 전부 사살됐어. 넌 이제 몸만 추스르면 돼.”
임다영은 잠시 얼어붙은 듯 고개를 천천히 들며 물었다.
“전부... 죽었다고요?”
“그래. 다시는 널 해칠 사람은 없을 거야.”
그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손을 뻗어 연시윤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럼... 백유리 씨는요?”
연시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되물었다.
“그게 백유리랑 무슨 상관이지?”
그 말은 곧, 그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뜻이었기에 임다영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급히 말했다.
“저를 죽이려 한 사람이 바로 백유리 씨예요! 60억을 주고 제 목숨을 샀다고요. 저번에 황 대표님에게 끌려갔던 것도 다 백유리 씨가 흘린 정보 때문이에요. 저를 죽이려는 건 다름 아닌 백유리 씨라고요!”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목소리는 서서히 잦아들었다.
연시윤의 시선이 서서히 싸늘하게 식어 갔기 때문이다.
“말 다 했어?”
그의 말투에는 이미 임다영에 대한 혐오가 묻어 있었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스쳤던 연민은 흔적도 없었다.
“임다영, 다시 말하지만 백유리는 내 옆에서 나랑 함께 자란 여자야. 절대 그런 짓을 할 리 없어. 넌 늘 이렇게 누군가를 끌어내려야 직성이 풀리나 보지? 이번만은 네 상태가 이런 걸 감안해 헛소리로 치부하겠지만 또 이런 말 한다면 두 번 다시 봐주지 않을 거야.”
연시윤은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고 그 바람에 임다영의 손등에 꽂혀 있던 주삿바늘까지 함께 빠져나갔다.
살을 찢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지만 그녀는 아프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
이미 가슴이 텅 비어 있었으니까.
‘그래. 내 말을 절대로 믿지 않을 게 뻔해.’
연시윤에게 진짜 사랑은 백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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