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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임다영은 휴대폰 화면에 뜬 육연우의 이름을 한참 바라봤지만 차마 전화를 받지 못했다. 사실 두려웠다. ‘혹시 인터넷에 떠도는 추악한 기사들을 봤을까? 그리고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어쩌지?’ 전화벨은 끝없이 울리다 끊겼고 곧이어 이번엔 민지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처음엔 보육원에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급히 받았지만 그녀는 아주 느긋했다. “다영아, 무슨 일이야? 육 대표님이랑 다퉜니?” “네?” 임다영은 순간 얼이 빠졌다. “계속 너한테 전화를 하는데 받질 않는다고 하더라. 혹시 네가 자기한테 삐진 거 아니냐고 걱정돼서 나한테 물어보는 거라던데... 두 사람 혹시 싸운 거니?” 민지영은 보육원 일에만 신경 쓰느라,인터넷에 떠도는 악의적인 소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진심 어린 목소리로 달랬다. “비록 친남매는 아니지만 내가 보기엔 두 사람은 남매 이상으로 서로를 아끼더라. 이런 인연은 전생의 복이야. 가족끼리 무슨 일 있으면 솔직히 얘기하면 풀리는 거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임다영의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목소리는 떨려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네, 알겠어요. 제가 곧 전화할게요.” “아이고, 왜 울어? 설마 육 대표님이 너한테 잘못한 거야?” “아니, 아니에요.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임다영은 괜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아 황급히 부정했다. “그냥 별일 아니고 사소한 일이에요.” 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육민우의 번호를 눌렀다.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육연우의 다급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다영아, 어제 납치당했다는 얘기 들었어. 병원에 전화했더니 이미 퇴원했다고 하더라. 지금 어디야?” 임다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후, 육연우가 죄책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다 내 잘못이야. 오빠라는 사람이 정작 곁에 있어 주지도 못하고.” “아니에요, 오빠 잘못 아니에요.” 사실 임다영의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다. 민지영은 ‘한 가족’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육민우는 친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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