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화
그렇게 힘없이 쓰러진 임다영을 보자 연시윤의 가슴이 이유 없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연시윤은 망설임 하나 없이 임다영을 번쩍 안아 들고 성큼성큼 밖으로 향했다.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정민이 급히 다가왔다.
“연 대표님, 회사 쪽에서 소식이...”
그러나 정민은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연시윤의 품에 여자가 안겨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임다영이었다.
연시윤의 얼굴은 전례 없는 긴장감으로 굳어 있었고 뒤이어 차갑게 명령했다.
“지금 당장 병원으로.”
정민은 더 묻지도 못한 채 회사 소식을 접어두고 곧장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그는 백미러로 뒷좌석을 흘끔거렸다.
연시윤은 자신도 모르게 차에 오른 뒤에도 임다영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지 않았다.
‘대표님은 예전 유리 씨한테도 이렇게 신경을 쓰신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정민의 가슴속에 문득 하나의 의문이 스쳤다.
‘혹시 대표님이 정말 다영 씨를? 아니, 그럴 리 없어. 대표님이 마음에 둔 건 오직 백유리 씨야. 임다영 씨는 그저 그 둘 사이에 끼어든 방해꾼이고. 임다영 씨를 언급할 때마다 대표님은 혐오감을 드러냈으니까. 분명 어르신을 위한 걸 거야.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시니 임다영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감히 뭐라 설명할 수가 없잖아.’
분명 이건 박혜자 여사를 위한 것이다.
마침내 병원에 도착했다.
임다영은 전신 검사를 받고 생명에 지장은 없다는 소견이 나오자 병실로 옮겨졌다.
의사가 들어와 물었다.
“선생님, 혹시 환자분 가족분 되십니까?”
“그렇습니다.”
“관계는 어떻게 되시죠?”
“저는 환자의...”
연시윤은 잠시 머뭇하다가 복잡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남편입니다.”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임다영의 신분을 이렇게 인정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모님께서는 당장은 생명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다만 나머지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몇 시간이 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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