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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백유리는 통화가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며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임다영, 그 천한 년이 임신을 했다니? 그것도 시윤 오빠가 직접 병원에 데려갔다고?설마 시윤 오빠가 이미 그날 밤의 여자가 누구였는지 알아버린 건가...? 아니, 그럴 리 없어. 만약 알았다면 어떻게 임다영을 모른 척할 수 있겠어? 어떻게 기자회견에 데리고 가서 연씨 가문의 유일한 안주인이 나라고 인정하겠냐고. 이 모든 게 설명될 수 있는 근거는 단 하나, 시윤 오빠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는 거야.’ 백유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가슴 가득 질투와 증오가 치밀었다. ‘난 별의별 방법을 다 써도 시윤 오빠의 아이를 갖지 못했는데 저년은 그날 밤 딱 한 번 한 것 때문에 아이를 가져버리다니...’ 절대 그렇게 두어선 안 되었다. 만약 임다영이 아이를 무사히 낳아버린다면 연시윤은 아이를 이유로 해서라도 그녀를 쉽게 내치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니 그 아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없애야 했다! 다음 날. 백유리는 남몰래 병원에 가서 그 보고서를 빼돌린 뒤, 모든 기록을 말끔히 없애버렸다. 차 안에 앉아 보고서의 날짜를 확인하니 임신한 지 한 달 남짓, 분명 그날 밤에 생긴 아이였다. 게다가 태아의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되어 있었다. 보고서에는 입원해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유산 가능성이 크다고 적혀 있었다. ‘바로 이거야!’ 백유리는 서서히 보고서를 갈기갈기 찢으며 섬뜩한 웃음을 흘렸다. 굳이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임다영은 아이를 잃게 될 방법이 벌써 머릿속에 그려졌다. “찬호 씨, 전화 하나만 해 줘요.” 계획을 들은 소찬호는 잠시 임다영과 그녀의 뱃속 아이에게 연민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이미 백유리와 같은 배를 탄 처지였다. 만약 연시윤이 과거 그가 배신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을 만큼 끔찍한 최후를 맞을 게 분명했다. “알겠습니다. 다 유리 씨 뜻대로 하죠.”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원망할 게 있다면 임다영의 팔자 사나운 운명뿐이었다. ... 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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