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화
며칠째 꼬박 누워만 지낸 것도 모자라 이틀 내내 마신 약이 죄다 쓰디쓴 탓에 혀끝마저 얼얼했다.
간호사가 또다시 까맣게 달인 약을 들고 오자 임다영의 얼굴은 저절로 굳어졌다.
“며칠만 더 드시면 괜찮아져요.”
간호사는 그녀의 시큰둥한 표정을 보고 부드럽게 타일렀다.
“지금은 잘 쉬고 약만 챙기면 됩니다. 퇴원하고 나면 선생님께서 간단한 보약만 지어주실 거예요.”
“알겠어요.”
임다영은 무의식적으로 배를 쓸어내렸다. 뱃속 아기를 위해 이를 악물고 약그릇을 받아들더니 한 번에 들이켰다.
간호사가 자리를 비우자 그녀는 곧장 몸을 눕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밖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연 대표님? 어떻게 여길...!”
“나는 남편인데 오지도 못하나?”
연시윤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비켜!”
그의 불호령이 날카롭게 병실 복도를 울렸다.
막 잠이 들려던 임다영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연시윤, 그 악마 같은 사람이 여길 찾아왔다고? 안 돼. 다시 그곳에 갈 수는 없어!’
며칠 전, 그는 그녀를 별장에 가둬두고 아이의 안전은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 때문에 뱃속 아기가 위험해질 뻔했었다.
만약 지금 그와 함께 떠나면 지난 며칠간 목숨 걸고 지켜온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아기만은 지켜야 한다!
임다영은 배를 감싸 쥐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화장실 쪽으로 피하려는 순간, 연시윤의 그림자가 병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임다영.”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임다영의 온몸이 덜덜 떨렸다.
탁자 위에 있던 과도를 움켜쥔 그녀가 이를 악물고 외쳤다.
“나 절대 안 따라가요! 더 다가오면... 가만 안 둬요!”
연시윤은 창백하고 야위어버린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한층 수척해진 모습에 병이 깊은 게 분명했지만 연시윤의 눈빛은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
“설마 그런 칼부림으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차갑게 비웃는 목소리가 병실을 채웠다.
순간, 임다영의 얼굴이 굳었다.
그렇다, 그는 무술을 배운 사람이었다.
지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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