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임다영은 종업원에게 이끌려 탈의실로 들어가 몸에 꼭 맞는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잠시 후, 연시윤과 마주 앉아 촛불이 깜빡이는 식탁에 앉았을 때 순간적으로 착각이 들었다.
마치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만찬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허상일 뿐이었다.
임다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칼과 포크로 스테이크를 잘랐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이 장면이 찍히자마자 임다영은 도구를 내려놓고 차갑게 물었다.
“이제 가도 되나요?”
“간다고?”
연시윤이 미간을 찌푸렸다.
“사진 찍어서 할머니 보여드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다 끝났으니 전 이제 퇴근해도 되죠?”
그 말에 연시윤의 얼굴이 굳어졌다.
“네 눈에는 이게 전부 할머니를 속이기 위한 연극으로만 보이냐?”
임다영은 움찔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런 게 아닌가요?”
연시윤의 입가에서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늘 이 모든 자리는 사실 박혜자의 말에서 시작됐다.
그날 오후, 집사가 오늘이 임다영의 주민등록증에 적힌 생일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박혜자는 그 말을 듣고 성화를 부렸고 결국 연시윤은 부랴부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연시윤은 이런 번잡한 형식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임다영을 오해한 일도 있고 해서 생일만큼은 챙겨 주고 싶었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이야.
차에 타라고 해도 임다영은 끝까지 거부하더니 겨우 데려와서는 단 한 순간도 앉아 있기를 못 견디고 뛰쳐나가려 하는 모습뿐이었다.
그 순간 연시윤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더는 임다영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목이라도 졸라버리고 싶을 만큼 숨이 막혔다.
“꺼져.”
짧고 차가운 연시윤의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임다영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뛰어나가려 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방금 갈아신은 구두 굽이 비틀리며 발목이 꺾였다.
“아!”
그러자 균형을 잃은 임다영의 몸이 앞으로 쏟아졌고 본능적으로 연시윤의 품에 매달렸다.
마치 문어처럼 얽히며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연시윤의 몸에 매달린 것이다.
그러자 연시윤은 인상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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