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연시윤은 식습관이 불규칙했고 입맛도 까다로워서 박혜자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는 임다영이 만든 음식에 약간의 흥미를 느꼈다.
“한 번 맛볼게.”
그는 마치 은혜라도 베푸는 것처럼 오만하게 말했다.
임다영은 입술을 삐죽였다.
‘손에 독약이 없으니 간장이라도 콱 넣어서 저 오만한 입을 짜게 하고 싶어.’
하지만 음식을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임다영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요리를 식탁에 올렸다.
연시윤은 임다영의 요리를 두 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박혜자의 병실에서, 다른 한 번은 그녀가 박혜자를 위해 준비한 야식 만두였다.
‘이번에는 어떤 맛일까?’
임다영이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떠세요?”
임다영은 자신의 요리 실력에 자신이 있었지만 연시윤처럼 평소에 좋은 음식만 먹었던 대표님 앞에 서 있으니 독설을 들을까 봐 두려웠다.
“괜찮네.”
연시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요리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
평범한 평가 같지만, 연시윤 같은 사람이 말하면 칭찬인 셈이다.
“정말요?”
임다영은 기뻐하며 말했다.
“입에 맞는다면 많이 드세요. 제가 덜어 드릴게요.”
그녀가 흐뭇해하는 모습에 연시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어떻게 된 거야? 속셈이 깊은 사람이 아니었어? 어떻게 칭찬 한마디 했을 뿐인데 이렇게 좋아할 수 있어?’
연시윤이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임다영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식사가 끝나고 그녀가 설거지하려고 일어나자 연시윤이 말했다.
“그릇은 내버려둬. 아침에 가정부가 치울 거야.”
“제가 직접 해도 되는데...”
임다영은 약간 감동했다.
그러나 연시윤이 덧붙여 말했다.
“이 식기들은 모두 비싼 거라 깨뜨리면 보상할 수 없을 거야.”
“...”
임다영은 불에 덴 듯 손을 움츠렸다.
‘역시 이 얼음보다 더 차가운 연시윤이 남을 배려할 리 없어.’
“내일 아침에 약속이 있어 병원에 늦게 갈 거야. 임다영 씨가 먼저 할머니 뵈러 가.”
“네.”
연시윤은 지시를 내린 후 자리를 떴다.
임다영도 방으로 돌아가 아침까지 꿀잠을 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