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임다영, 죽고 싶어?” 연시윤이 이를 악물었다. “저, 저는 진심이에요...” 임다영은 생각할수록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유리 씨에게 미안하지 않아요?” 연시윤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는 임다영에게 무언가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이 여자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나가.” 임다영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 그런데 그녀가 방금 차 문을 열고 한쪽 다리를 내딛는 순간, 연시윤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잠시만, 다시 돌아와.” 임다영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도대체 나가라는 거예요? 아니면 돌아오라는 거예요?” 연시윤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았다. “집으로 돌아가. 잊지 마, 내일은 주말이니 아침 일찍 할머니 뵈러 가야 해.” 임다영은 항상 그녀를 다정하게 대했던 할머니를 생각하며 순순히 대답했다. “네. 집으로 돌아갈게요.” 연시윤은 직접 운전해 임다영을 집으로 데려갔다. 가는 길 내내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임다영도 눈치껏 그를 방해하지 않았다. 마침내 연시윤의 집에 도착했다. 임다영은 연시윤이 또다시 그녀를 내버려두고 떠나갈 줄 알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그는 갑자기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방으로 데려다줄게.” “네?” 당황해하는 임다영을 보며 연시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임다영 씨,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그냥 객실로 데려다주려고 하는 거야. 소파에서 자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할머니께서는 내가 일부러 너를 괴롭힌다고 생각할 거잖아.” “아, 네.” 임다영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연시윤은 그녀의 이런 태도를 보며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 ‘이 여자는 도대체 어느 모습이 진짜고, 어느 모습이 가짜인 거야?” 임다영의 방은 연시윤의 맞은편에 배정되었다. 방에 들어간 후 그녀는 샤워하고 젖은 옷을 갈아입은 뒤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임다영은 배고파 잠에서 깨어났다. 임다영은 연시윤의 집에 도우미가 많지 않다는 것을 떠올렸다. 식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몰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