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육민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그렇게 숨어다니는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임다영은 무심결에 대답했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니야?”
임다영은 오늘 있었던 일을 차마 육민우에게 말하지 못하고 대신 조금 전 길을 가로막은 조건욱 이야기를 꺼냈다.
“아까 뒷마당을 걷는데 어떤 남자가 제 연락처를 달라면서 길을 막아서더라고요. 그래서 발로 한 번 세게 밟고 도망쳤어요. 방에 막 숨어들어왔는데 거기서 오빠가 나타나서 놀란 거예요.”
육민우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발로 밟고 도망치는 건 정말 임다영다운 행동이었다.
“알았어. 많이 놀랐겠다. 이따 주문할 때 맛있는 거 많이 먹어. 그걸로 보상하는 거야.”
임다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긴장을 풀었다.
그런데 전채 요리가 막 나올 무렵에 비서가 룸 문을 열고 들어와 육민우에게 귓속말을 했다.
육민우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연시윤이 여기 왔다고?”
연시윤.
그 이름을 듣는 순간 임다영은 놀라서 포크와 나이프를 떨어뜨렸고 덜컹하는 소리가 바닥에 울렸다.
육민우와 비서는 동시에 임다영을 바라봤다.
임다영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죄송해요. 제, 제가 포크랑 나이프를 잘 못 써서...”
“만나 뵐까요?”
비서가 물었다.
임다영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겨우 백유리를 피했더니 이번엔 연시윤까지 만나야 하는 건가?’
임다영의 긴장된 표정이 육민우 눈에 들어왔고 육민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굳이 볼 필요 없어. 일 외의 시간엔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게 좋지.”
“네.”
비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나갔다.
육민우가 연시윤과 만나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한 임다영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너랑 연시윤, 무슨 일 있어?”
육민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임다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저, 지금은 연시윤이랑 아무 관계도 없어요”
“정말이야?”
육민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아까 연시윤 얘기할 때 그렇게 겁먹은 표정을 짓던데. 혹시 윤시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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