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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민아진은 정말 탓하지 않았다. 누가 뭐라든 진씨 가문이 없으면 오늘의 민아진도 없었다. 아마 중학교 때 이미 돈을 두둑이 받은 부모님에게 이끌려 억지로 감정도 없고 얼굴조차 본 적이 없는 늙은 남자에게 시집갔을지 모른다. 진씨 가문에서 목숨을 살려줬으니 3년이라는 시간은 은혜를 보답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민아진이 진이한을 좋아했던 건 사실이라 이미애가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했을 때도 조금은 기뻤다. 그리고 그 뒤에 진이한이 그녀를 그저 동생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걸 들었을 때 고통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감정은 진이한이 선을 그으면서 모조리 묻히고 말았다. “나는 그저 진씨 가문 사람들을 은인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가는 두 사람은 뒤에 그림자 하나가 따라붙어 그들이 나눈 대화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듣고 있다는 걸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말을 들은 순간 그 그림자는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저 은인일 뿐이라니, 진이한은 3년 전 건강을 회복하고 친구들과 했던 파티를 떠올렸다. 그 파티에서 친구들은 민아진이 3년간 진이한을 얼마나 살뜰히 보살폈는지 얘기하게 되었다. “이제 형도 완치했겠다, 아진도 팔자 펼 일만 남았네. 고지가 눈앞이야.” “형. 언제 결혼할 거야?” 이 말에 진이한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헛소리하지 마. 아진은 내게 동생일 뿐이야.” 지금 생각해 보면 진이한이 이 그 말을 내뱉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민아진이 바로 룸으로 들어왔다는 건 그 말을 들었다는 의미였다. 진이한은 그때 몇 년간 하반신 마비로 보냈던 세월이 암울하면서도 비참하다고 생각했고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 몸에 받아야 할 되어야 할 그가, 모든 이가 떠받들어도 모자랄 그가 이렇게 병신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여 어떻게든 하반신 마비로 지냈던 시간을 외면하려 했고 그 기간과 떼려야 뗄 수가 없는 민아진을 일부러 멀리했다. 그러면서도 그 은혜를 기억하고 돈만 부족하지 않게 주면 민아진이 감지덕지할 거라는 오만한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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