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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진이한은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친구들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수군거리는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친구들이 깜짝 놀라며 손에 든 물건을 뒤로 감추더니 멋쩍게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정주원은 손에 든 물건을 뺏기고 말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청첩장은 어느새 진이한의 손에 들려 있었다. 참 힘들게 감췄는데 말이다. 친구들이 말릴 새도 없이 진이한이 청첩장을 열어 안에 든 이름을 확인했다. [신부 민아진. 신랑 주연호.] 청첩장에 적힌 결혼식 날짜는 12월 11일이었다. 진이한이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친구들은 소름이 끼쳐 자꾸만 몸을 파르르 떨었다. 주변 온도가 점점 차가워지는 걸 봐서는 진이한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우리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진이한이 이렇게 나오자 친구들도 더는 머물 엄두가 나지 않아 하나둘 핑계를 대며 자리를 떠났고 결국 정주원만 남게 되었다. 정주원의 시선은 진이한이 들고 있는 자그마한 벨벳 반지 함으로 향했다. 그 반지 함을 처음 보는 건 아니었다. 3년간 진이한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듯 그 반지 함을 꺼내 시도 때도 없이 살살 어루만졌다. 그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았다. “아진은 언제 귀국한 거야?” 진이한은 청첩장을 보고 이상한 느낌이 들어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만 있다가 씁쓸하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3일 전에 공항에서 우연히 만났어.” 이 말에 정주원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3일 전에 봤는데 3일 후에 청첩장을 보내왔다는 건 확실히 선을 긋는다는 의미였기에 정주원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이렇게 물었다. “만나서 무슨 말 했어? 어쩌다...” 정주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이한이 먼저 고개를 저었다. “결혼하려고 잠깐 들어온 거래.” 이 말에 정주원도 침묵했다. 여러 번 입을 열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전부 한숨이 되어 끝도 없이 새어 나왔다. 이건 옆에서 입을 보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애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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