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아진아, 생일 축하해.”
진이한의 목소리가 민아진을 사색에서 끄집어냈다. 민아진이 입꼬리를 당기더니 눈꺼풀을 축 늘어트리는 것으로 눈동자에 담긴 정서를 감추며 가볍게 말했다.
“고마워.”
민아진이 생각에 잠겨 있는데 케이크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진이한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아진아,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을 할 필요는 없어. 이번에는 성급하게 준비했는데 내년에는 더 열심히 준비해 줄게. 어때?”
민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케이크를 한입 먹었다. 비싼 생크림은 무척 부드러웠고 느끼하지 않을 정도로 달콤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무심코 손을 드는데 수정이 부딪히며 듣기 좋은 소리를 냈다.
사실 진이한 준 선물 중에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정말 갖고 싶은 선물은 이제 주연호의 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었다.
‘연호가 옆에 있으면 좋았을 텐데.’
민아진은 주연호가 보고 싶었다.
‘지금쯤 내가 어디 있는지 찾았으려나? 구할 방법은 마련하고 있나?’
민아진은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디도 나가지 않고 집에 얌전히 붙어있어야겠다고, 꼭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주연호와 꼭 붙어서 이동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생일은 아마 주연호를 만나고 보낸 제일 기대감이 없는 생일일 것이다. 케이크를 먹고 방으로 돌아간 민아진은 화장대에 놓인 별 모양 장식품을 보고 서글퍼지기 시작했다. 상대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면 어떤 신호를 남길지 미리 약속했음에도 며칠이나 지났는데 데리러 오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며 생각을 접었다. 주씨 가문은 중심이 해외에 있어 세력을 따지고 보면 국내 선두 기업인 진성 그룹을 따라갈 재주가 없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이러다 결혼식이 미뤄지면 그때 토라지면서 트집을 잡아도 늦지는 않잖아.’
민아진은 진이한의 목적이라고 해봤자 그녀의 태도가 수그러질 때까지 이곳에 가두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결혼식을 한주 앞둔 시점에 민아진은 진이한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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