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민아진은 결국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주연호를 따라 이곳을 떠났다. 정주원과 다른 친구들도 떠나가는 민아진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도 민아진이 정말 이곳에 남으면 앞으로도 매일 원치 않는 관계를 감내하며 즐겁지 않은 삶을 살 거라는 걸 알았다.
인연이지만 운명이 아니라는 말이 이 두 사람을 가리키는 말 같았다. 서로를 사랑한 건 맞지만 아쉽게도 절주가 어긋나고 말았다.
민아진이 진이한을 사랑했을 때 진이한의 눈에는 오직 자존심뿐이었고 모든 시선을 한때 그를 배신하고 떠난 사람에게 쏟으면서 진정 눈길을 줘야 할 사람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으려 했다. 민아진이 떠나고 나서야 뼈저리게 후회하고 만회하려 했지만 이 세상에는 누군가를 마냥 기다려줄 사람이 없었다.
한 주 뒤,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민아진은 부모님을 초대하지 않아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등장해야 하는 부분은 주지섭이 대신했다. 주지섭의 손을 잡고 펑퍼짐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민아진은 정말 공주가 따로 없었다.
분명 주씨 가문이 며느리를 맞아들이는 건데 주지섭은 딸을 멀리 시집보내는 듯한 슬픈 기분이 들어 눈물을 훔치며 주연호에게 경고했다.
“너 이 자식. 앞으로 아진을 괴롭히면 절대 용서 못 해.”
주연호의 눈동자에 담긴 행복은 곧 흘러넘칠 것 같았다. 주지섭에게서 민아진의 손을 건네받은 주연호는 이렇게 약속했다. 그 말은 민아진에게 하는 약속이기도 했다.
“앞으로 아진이 다치는 일이 없게 잘 보살피고 아껴줄게요.”
너무나도 직설적인 고백에 민아진은 귀까지 후끈 달아올라 웃으며 말했다. 눈동자는 주연호에 대한 사랑으로 차 넘쳤다.
“나는 너 믿어.”
사회자가 활짝 웃으며 다음 순서를 진행했다.
“주연호 씨, 민아진 씨를 아내로 맞아 빈곤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질병이 닥치든 평생 사랑하며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까?”
“네.”
“민아진 씨, 주연호 씨를 남편으로 맞아 빈곤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질병이 닥치든 평생 사랑하며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까?
민아진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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