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송가빈은 순간 멍해졌다.
하마터면 말실수할 뻔했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양유정이 옷을 많이 줬어.”
“그 옷들은 어디 있는데?”
“며칠 내로 조수를 시켜서 택배로 보내준댔어.”
박동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내 아내가 입고 싶은 옷을 살 수 없어서 남의 중고 옷을 받아야 해?”
“양유정은 연예인이잖아. 입는 옷은 전부 고급 맞춤이고 한 번밖에 안 입은 거야. 그게 뭐 어때서?”
박동진은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
“앞으로 고급 맞춤옷을 원하면 나한테 말해. 굳이 양유정한테 받을 필요는 없어.”
송가빈은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박동진은 뭔가 기분이 좋은지 송가빈을 끌고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정작 송가빈은 박동진이 왜 기분이 좋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송가빈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자 박동진은 두 글자로 대답했다.
“비밀.”
누구나 하나쯤은 비밀이 있으니 송가빈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부부라는 이름 아래, 이 둘은 뭐든 공평하게 나눠 가진 셈이었다.
“참, 나 어젯밤에 널 다치게 한 건 아니지?”
박동진은 송가빈의 거즈로 감싼 귓불을 바라보며 미안한 듯 물었다.
“처치는 했어?”
어젯밤 두 사람은 격하게 몸싸움을 벌였고 송가빈이 병원에서 일단 감싼 거즈는 언제 떨어졌는지도 모르게 사라졌다.
아침에 송가빈이 눈을 떴을 때 상처에서 피가 조금 새어 나오자 그녀는 그냥 밴드를 붙였다.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며칠이면 나아.”
“근데 너 원래 귀걸이를 하지 않잖아. 어젯밤에 왜 갑자기 했어?”
“임수연의 귀걸이를 보니까 예쁘더라고. 그래서 그냥 한번 해봤어.”
박동진은 순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난 분명 나랑 임수연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했어. 너 굳이 그렇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도 돼.”
“난 안 담아뒀어. 설령 너희 사이에 뭔가 있었어도 상관없어. 나랑 오 교수 사이 일도 네가 믿어주지 않잖아.”
박동진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그 얘긴 그만하자.”
사실 박동진과 임수연 사이에 정말 잠자리를 가졌는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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