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송가빈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내 덕분이라고 할 것도 없어. 두 사람이 애초에 인연이 있었던 거겠지.”
임수연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긴 하네요.”
송가빈은 곧 표정을 정리하고는 다시 가식적인 미소를 장착했다.
“수연 씨,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도와줄게.”
“가장 큰 연회장을 예약하고 싶은데요.”
“날짜는 언제로 생각하고 있는데? 말하면 확인해 줄게.”
“다음 주 주말이요.”
임수연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곧 어머님 생신이라 동진 씨랑 잘 준비해 드리려고요.”
송가빈이 프런트 직원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가장 큰 연회장은 이미 반년 전부터 결혼식 예약이 잡혀 있었다.
프런트 직원이 정중히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 연회장은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라 다른 홀로 예약하는 것 어떨까요? 저희 호텔에 크고 예쁜 연회장이 몇 군데 더 있거든요.”
임수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어머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세요? 제일 큰 연회장 아니면 어머님을 모실 면목도 없다고요. 그건 어머님에 대한 예우가 아니죠.”
직원이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아니면 야외 정원은 어떨까요? 공간도 넓어서 큰 규모의 연회도 자주 열립니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직접 모시고 가겠습니다.”
임수연은 직원 말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곧장 송가빈을 바라봤다.
“가빈 씨, 그래도 우리 서로 얼굴 아는 사이잖아요. 한 번만 조율 부탁하면 안 될까요?”
“수연 씨, 정말 미안해. 예약이 이미 잡힌 거라 다른 방법이 없네.”
임수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가빈 씨, 사적인 감정을 일에 끌어들이면 곤란하죠. 제가 싫으신 건 이해하지만 어머님 생신만큼은 기분 좋게 보내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송가빈이 눈을 가늘게 떴다.
“수연 씨, 그 말은 내가 일부러 연회장을 안 내주고 있다는 뜻인 거야?”
“그런 뜻은 아니지만, 가빈 씨는 이제 웨슬리의 안주인이잖아요. 한마디만 해주시면 해결될 일인데 그걸 안 해주시네.”
송가빈은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임수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싸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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