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송가빈은 문득 자신이 정찬수에게 반쯤 안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별일 없으면 먼저 가볼게요.”
“어디를?”
“일을 해야죠.”
“너 오늘 반차 냈다며?”
‘아, 반차를 냈었지.’
사실 챙길 물건은 그리 많지 않았다.
‘괜히 반차를 냈네. 퇴근하고 짐을 챙겨왔어도 시간이 충분했을 텐데.’
“그럼 레베카 씨한테 가볼게요. 이것저것 배울 게 많아서요.”
그러자 정찬수가 다시 그녀를 의자에 눌러 앉히며 말했다.
“가지 마. 내가 맡길 일이 따로 있어.”
“무슨 일이죠?”
정찬수가 눈짓으로 그녀 왼편에 놓인 서류봉투를 가리켰다.
송가빈은 의아한 얼굴로 봉투를 뜯어 안에 든 물건을 꺼냈다.
두툼한 책 세 권이었다.
【경영학】, 【호텔경영학】, 그리고 【삼국지】도 있었다.
【경영학】과【호텔경영학】은 이론 기초를 다지는 데 필요한 책이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도대체 【삼국지】는 왜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송가빈이 조심스레 물었다.
“인내심을 기르라는 뜻인가요?”
삼국지는 등장인물도 많고 이야기가 장황해, 인내심 없이는 읽어 내려가기 어려웠다.
그리고 손님을 상대하는 호텔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결국 인내심 아니던가.
하지만 정찬수는 고개를 흔들더니 일부러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냥 심심할 때 보라고 준 거야.”
“이 책이 진짜 심심풀이용 맞아요?”
차라리 국내 소설을 읽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었다.
정찬수는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천천히 읽어봐.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송가빈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뭐라고 더 하지는 않았다.
적어도 【경영학】과【호텔경영학】은 확실히 도움이 될 만한 책이었으니.
정찬수가 말했다.
“한동안은 64층에 있을 테니 퇴근하고 나면 책 보면서 공부해. 모르겠는 건 바로 나한테 물어보고.”
정찬수의 말에 송가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퇴근 후 그와 마주 앉아 말 한마디 못 하고 어색하게 있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책까지 준비해 준 걸 보니 아무래도 레이징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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