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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송가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 내내 정찬수의 서재에 틀어박혀 책을 읽은 덕분에 오랜만에 제대로 충만한 시간을 보낸 기분이었다. 레이징 호텔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마음을 굳힌 이상, 그녀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돌이켜보면 감회가 남달랐다. 대학을 갓 졸업하자마자 박동진과 결혼해, 그 뒤로는 그저 사모님 노릇만 해 왔다. 일을 해보거나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이어가고 싶었지만, 박동진은 고개를 저었다. 부잣집 사모님까지 된 마당에 굳이 고생할 필요가 없으니 그저 집에서 꽃이나 가꾸고 강아지나 산책시키면 된다고 했다. 그 일 때문에 두 사람은 몇 번 다투기도 했지만 송가빈은 하루 종일 밖에서 지쳐 돌아오는 박동진을 볼 때면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 그렇게 차츰차츰 자기 꿈은 저 깊숙이 밀어 넣은 채 살아왔다. 결혼한 세월 동안, 송가빈은 화려하게 피어난 장미처럼 장식품에 불과했다. 그나마 송이가 생활 속 유일한 낙이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그 시간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책을 읽는 내내 온몸에 지식이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흥분을 느꼈다. 책 몇 장 넘겼을 뿐인데도, 아버지의 경영 방식에는 문제투성이였음을 금세 깨달았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인맥과 의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 말이다. 특히 후자는 결국 집안을 무너뜨린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더니. 정찬수가 서재 문을 두드릴 때, 어느덧 밤 아홉 시 반이 되어 있었다. “가빈아, 아까 보니까 책을 잡아먹을 기세더라?” 그의 장난 섞인 말에 송가빈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책만 잘 읽으면 집도 생기고 사랑도 따라온다잖아요.” “너 관우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 “삼국지에 나오는 그 관우요?” 송가빈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거기까지 못 봤는데요. 어떻게 죽는데요?” “목 잘려서 죽었지.” “네?” “집도, 사랑도 목 잘리면 아무 소용 없는 거야.” “...” “게다가 살인죄에 시신 훼손까지 하면, 그냥 종신형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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