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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송가빈이 말했다. “풍선이 이렇게 많은데, 터진 걸 세든 안 터진 걸 세든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리고 한 사람이 끝나면 다시 풍선을 불어야 하고요. 너무 비효율적이에요.” 당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가빈 씨 뜻은 뭐예요?” “시간을 재요.” 송가빈이 제안했다. “풍선 백 개를 터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해서, 더 짧은 사람이 이기는 걸로 해요.” 당근이 주인장한테 가서 룰을 얘기하자 주인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장이 시간을 재기로 하고 신호를 주자 송가빈은 사격을 시작했다. 송가빈의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한 발 한 발은 정확히 표적을 맞췄다. 첫 줄의 열 개 풍선을 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7초였으며 총의 반동이 어깨를 매번 뒤로 튕겨냈다. 아무래도 체구가 작고 힘도 약하다 보니 송가빈은 매번 자세를 다시 잡고 조준을 고쳐야 했다. 아무리 서둘러도 한 발과 한 발 사이에는 1초 가까운 공백이 생겼다. 우현석이 초조하게 외쳤다. “이러면 안 돼! 준비 시간 때문에 너무 손해잖아!” 당근은 펄쩍 뛰었다. “풍선 쏘는데 반동이 왜 이렇게 세? 이걸 미처 생각 못 했네.” 올클은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얼굴은 굳어 있었으며 표정에서 걱정이 묻어났다. 올클은 팔짱을 낀 채 옆에 서 있는 정찬수를 흘깃 보았다. “넌 걱정 안 돼? 가빈 씨가 정확하긴 한데, 준비 시간이 너무 길어. 이러다 지는 거 아냐?” 정찬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박동진이 질 거야.” “그렇게 확신해? 아까는 네 실력이랑 비슷하다고 하지 않았어?” 정찬수는 대답 대신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었다. 박동진의 사격 실력은 분명 훌륭하지만 그의 옆에는 임수연이 있었다. 임수연은 치밀하게 계산하여 박동진이 시훈시에 와서 송가빈을 만나기 전에 디징 타워에서 자작극을 연출했다. 수많은 언론 앞에서 박동진이 정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 만큼 치밀하게 말이다. 그런 임수연이 송가빈이 다시 박동진 곁으로 돌아가도록 놔둘 리 없었다. 송가빈이 반드시 이길지는 모르지만 임수연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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