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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송가빈이 다가오자 정찬수는 자연스럽게 그녀 손에서 비비탄총을 받아 옆 탁자에 내려놓았다. 송가빈의 여유로운 모습에 정찬수는 웃으며 물었다. “하나도 안 긴장돼? 그렇게 자신 있어?” 송가빈도 웃었다. “당신도 똑같잖아요”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웃으면서 서로의 눈 속에서 같은 여유를 읽어냈다. 멀리서 박동진은 여전히 풍선을 연달아 터뜨리고 있었다. 송가빈은 사실 오래 배운 것도 아니었고, 겨우 초보에 불과했다. 하지만 송가빈은 정찬수와 올클이 사격할 때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고, 그것과 비교하면 박동진의 자세는 그다지 전문적이지 않았다. 물론 이 정도 오락용 사격이라면 큰 무리는 없었다. 박동진은 빠른 속도로 앞줄 풍선을 모두 터뜨려 이제 마지막 줄만 남겨두고 있었다. 우현석은 길가의 가로수를 주먹으로 세차게 쳤으며 올클도 미간을 잔뜩 좁힌 채 긴장한 얼굴이었다. “탕, 탕, 탕!” 연속된 총성이 울렸고 풍선은 어느새 몇 개밖에 남지 않았다. 우현석의 시선이 정찬수가 방금 내려놓은 기총으로 향했다. ‘이거... 몽둥이만 못하지만...’ 우현석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총에 손을 뻗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려왔다. “꺅!” 임수연은 옆 사람에게 부딪힌 듯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박동진에게 쓰러졌다. 이미 조준까지 마쳤던 총알은 빗나가 옆에 걸려 있던 커다란 인형에 박혔고 주인장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비비탄 총알 위력이 크진 않다고 해도 유동 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사람을 맞힐 수도 있는 일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인형만 맞았으며 마음이 급해진 박동진은 임수연을 밀어내고 다시 쏘려 했다. 그러나 임수연은 눈에 눈물을 고인 채 소매를 붙잡고 말했다. “동진 씨,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알면 얼른 일어나서 저리 가 있어!” “알았으니까 화내지 마요. 지금... 아악!” 간신히 일어나던 임수연은 다시 휘청이며 박동진에게 안겼다. 이번엔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리기도 전에 또 방해가 시작되었다. “동진 씨, 발목을 삔 것 같아요. 걸을 수가 없어요.” 박동진은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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