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화
당근은 겨우 가라앉혔던 화를 다시 터뜨렸다.
“헛소리하지 마! 가빈 씨가 너랑 다시 엮일 리가 없어!”
박동진은 비웃듯 고개를 젖혔다.
“믿거나 말거나. 난 지금 가빈이랑 잘 지내고 있어요. 기분도 아주 좋고요. 그쪽이 방금 날 때렸어도, 애 돌잔치 땐 초대장 한 장 정도는 보내줄 수 있으니까 꼭 와요. 빠지지 말고.”
박동진은 호탕하게 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송건민과 우현석이 곧장 뒤를 쫓으려 했지만 정찬수가 손을 뻗어 막았다.
이번엔 우현석이 안달이 났다.
“찬수야, 왜 막아? 가빈 씨 분명 저 자식이 데려간 거잖아! 지금 따져야지!”
정찬수는 손을 내려놓으며 박동진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면서 눈빛은 어두웠지만 차분했다.
“지금은 아무 대답도 못 들어. 아무리 물어도 말 안 할 거야.”
송건민이 이를 악물었다.
“그럼 어떡해! 저 인간 가빈 씨한테 줄곧 미쳐 있었잖아. 가빈 씨가 박동진 손에 있으면, 늑대한테 고깃덩어리를 전 거나 다를 게 없다고! 가만히 두면 분명...”
당근은 정찬수의 마음을 생각해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
조금 전에 박동진이 아이를 언급한 걸 보면 분명 송가빈한테 무슨 짓을 한 게 틀림없다. 송가빈이 혼자의 힘으로 박동진한테서 벗어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찬수는 무겁게 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최소한 아직 안전하다는 건 확실해. 그걸로 됐어.”
송건민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내를 빼앗기고도 참아야 하는 남자의 심정을 누구보다 알기에 그저 속으로만 부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우현석은 당근의 어깨를 두드리며 더는 정찬수에게 상처 주지 말라는 뜻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정찬혁이 다가와 주먹으로 정찬수의 어깨를 툭 치며 비꼬듯 말했다.
“생각보다 쿨하네?”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정찬수는 짧게 잘라 말했지만 정찬혁은 곧 그의 속내를 읽었다.
송가빈을 향한 정찬수의 감정은 단순한 집착이 아니었다.
송가빈이 어떤 과거를 가졌든 정찬수에게 중요한 건 지금의 송가빈이었다.
정말 모든 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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