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박동진의 시선이 송가빈의 발에 고정된 채,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뭔가 말이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박동진과 송가빈이 처음 사귈 때부터 정찬수는 친구들 중 유일하게 송가빈을 탐탁지 않아 했다.
게다가 정찬수는 둘을 갈라놓기 위해 별별 수를 다 썼었다.
그런 정찬수가 송가빈을 도왔을 리는 없었다.
그래도 일단 확인은 해야 했기에 박동진은 송가빈 앞에서 정찬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와서 한잔하자.”
정찬수의 목소리는 잠에서 덜 깬 듯 몽롱했고 피곤함이 가득해 보였다.
“안 나가. 졸려.”
“그만 좀 자. 그 제수씨도 같이 데리고 나와. 얼굴도 좀 익히자.”
그러자 정찬수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나 혼자 나갈게. 요즘 걔도 피곤해서 푹 자야 해.”
“그냥 얘기나 좀 하자는 거야. 힘든 것도 아니잖아. 무조건 데리고 나와.”
전화를 끊은 박동진은 송가빈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밖으로 향했다.
그러자 송가빈은 불안한 눈빛으로 물었다.
“유정은 어쩔 건데...”
하준우가 박동진을 대신해서 답했다.
“사모님, 안심하세요. 제가 직접 지킬 겁니다. 누구도 양유정 씨한테 손을 대지 못해요.”
송가빈은 차분하게 당부했다.
“여자 직원 불러서 유정 옷을 입혀줘요. 그리고 선영한테는 오늘 일을 유정한테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요.”
하준우는 박동진 쪽을 흘끔 봤는데 아마도 마지막 지시를 기다리는 눈치인 것 같았다.
그러자 박동진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사모님 말은 곧 내 말이야. 당장 처리해.”
“알겠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박동진은 차에 타며 가장 먼저 문을 잠갔다.
송가빈이 비꼬듯 물었다.
“왜? 내가 차에서 뛰어내릴까 봐?”
박동진은 부정하지 않았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난 내 목숨을 귀하게 여겨.”
“난 네가 또 도망칠까 봐 무서운 거고.”
차 안에서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잠자코 있었다.
술집에 도착한 후, 박동진은 송가빈을 데리고 부스 자리에 앉은 후, 직원에게 주문했다.
“얼음 통 세 개, 그리고 이분한테는 따뜻한 우유를 한 잔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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