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화
“저는 이혼도 안 할 거고요, 수연이랑 결혼도 안 해요. 그렇게 결혼하고 싶으면 아빠나 해요.”
박재명은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빠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박동진은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그냥 상속인을 원하는 거잖아요. 누구랑 결혼하든 뭐가 다른 건데요?”
“너...”
강영란도 화를 냈다.
“이제 엄마는 안중에도 없는 거야? 아빠보고 수연이랑 결혼하라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박동진은 고개를 돌린 채 어쩔 수 없다는 말투였다.
“엄마, 아빠. 저도 이제 성인이고 제 생활이 있어요. 가빈이는 제가 선택한 여자고요, 저 평생 가빈이만 사랑할 거예요. 그러니까 더 이상 우릴 갈라놓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렇게 사랑한다는 애가 수연이를 임신시켰어?”
박동진이 아무 대답도 못 하자 박재명이 코웃음을 쳤다.
“네 사랑도 고작 그 정도인 거야. 뭐 대단한 것처럼 굴지 마.”
“수연이랑 함께한 건...”
“끝까지 말해봐.”
박재명은 대답을 강요했다.
“임수연은 송가빈과 전혀 닮지 않았어. 성격도 나긋나긋한 것이 화약통을 삼킨 것 같은 송가빈보다는 훨씬 나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은 곳이 전혀 없는데 임수연과 함께한 것도 송가빈을 위해서라고는 못 하겠지.”
박동진은 눈을 감고 갑자기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는 송가빈과 오 교수의 일 때문에 마음에 응어리가 생겨서 임수연을 찾은 것이었다.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돈을 쥐여주면서 쫓아버리고 송가빈과 다시 오붓하게 살아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모든 건 그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임수연의 임신으로 박동진의 모든 계획은 완전히 망가졌다. 그의 부모님은 함정을 파서 송가빈을 해치려 했고 계획이 실패하자 이번에는 송이를 독살했다.
송가빈은 원래부터 박동진을 떠나고 싶어 했는데 이젠 더 이상 되돌리기 어려웠다.
따르릉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도우미들이 거실에 없어 강영란은 직접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임수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님, 어떻게 됐나요? 제가 말한 방법은 시도해 보셨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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