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송가빈은 조수석에 앉아 고개를 옆으로 약간 떨군 채 잠이 들었다.
잠이 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정찬수는 차를 몰고 자기 집 마당으로 들어가 시동을 끄고는 그녀를 깨우지 않고 옆에서 지켜보았다.
송가빈이 예쁘다는 건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조용히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눈이 아주 컸으며 코끝과 입술은 작고 통통했다. 하지만 핏기가 없어 초췌한 모습이었다.
정찬수는 오늘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 자기 방으로 불러 냉장고를 수리하고 커피 머신을 사 오라고 하면서 괴롭혔던 걸 후회했다.
오늘 저녁 크게 싸워야 할 줄 알았으면 오후에 휴가를 주고 푹 쉬게 해야 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드디어 박동진과 이혼하게 되었다.
그 전화를 받았을 때 정찬수가 얼마나 흥분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는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요동쳤으며 새 생명을 얻은 것 같았다.
송가빈은 그들의 첫 만남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송가빈은 예쁘고 공부도 잘해 많은 남학생들의 연모 대상이자 여학생들의 질투 대상이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 악의적으로 그녀가 학교 밖에서 성인 남성들과 교제도 하고 낙태까지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는 항상 이런 이상한 현상이 있었던 것 같다. 여학생들은 조금 예쁘기만 하면 음란한 소문이 났고 조금 못생기면 괴롭힘을 당했다.
정찬수는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주도자 중 한 명을 붙잡아 크게 혼내 모든 주도자들한테 경고 메시지를 날리려 했다. 그렇게 정찬수가 나서서 소문을 잠재우려고 주도자 중 한 명을 패려는데 갑자기 누군가 교실 문을 발로 뻥 차서 열었다.
송가빈은 그때 아직 어린 소녀임에도 불구하고 기세가 대단했다. 그녀는 무표정으로 교실로 들어와 손에 들고 있는 병의 액체를 한 남학생의 얼굴에 부었다.
남학생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비명을 질렀다.
“이게 뭐야?”
“유산.”
송가빈은 열몇 살짜리 소녀답지 않게 여장군 포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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