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장 정품과 짝퉁의 차이

묘한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던 한수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여자 몰래 만난 게 켕기긴 하나 보지?” 흠칫하던 이서아가 표정을 다듬었다. “제가 왜 그런 기분을 느껴야 하죠?” 김은실이 마신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둔 한수호가 물었다. “무슨 얘기했어?” “제가 말씀드려야 하나요?” 이서아는 고개를 숙인 채 다시 휴대폰을 켜는 데 집중했다. ‘이번에도 안 되면 수리를 맡길 수밖에.’ 한편, 이런 상황에 김은실이 왜 굳이 이서아를 만나려 했는지 한수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 가중 처벌 받으시는 거 막아주겠대?” 보조배터리를 연결해 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 휴대폰을 향해 이서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주륵주륵 내리는 비가 마음은 더 착잡해졌다. 그녀를 정신없게 만드는 여러 가지 상황 사이에 갇혀 정작 중요한 걸 놓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울적해졌다. ‘됐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냥 새 휴대폰으로 사야지.’ 이서아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대인에게 휴대폰은 산소나 마찬가지인 존재기도 했고 혹시나 다른 곳에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 마음이 급하기도 해서였다. 하지만 한수호가 옆을 지나치려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거 놔요.” 이서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누구보다 열심히 도와줄 사람이 옆에 있는데 신강인 아니면 그 여자한테만 부탁하네. 나한테 말하는 건 죽어도 싫다 이거야?” “글쎄요. 적어도 도와준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대표님은 어떻게 하셨죠?” 그녀의 말에 한수호는 실소를 터트렸다. “내가 했던 말 어디로 들었어? 아무런 조건 없는 게 더 무서운 거야. 제품으로 치면 난 모든 검증을 마친 정품이고 그쪽은 가판대에 오르지도 못하는 짝퉁이라고.” 지잉. 이때 진동이 느껴져 고개를 숙인 이서아는 휴대폰이 켜진 걸 보고 눈이 확 밝아졌다. 애써 한수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이서아는 바로 커피숍을 나섰다. 김하나에게 전화를 하려던 그녀는 언니 이서윤에게서 부재중전화가 8통이나 와있는 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먼저 전화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