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2장 이서아에게 잘 보일 기회

“거짓말하지 마요!” 이서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격앙되었다. 결국 한수호 앞에서 이서아는 이길 수 없었다. 이서아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왜 거절하지 않았냐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당면에서 유 대표님의 면을 깎으면 유 대표님과 한 대표님 같은 화를 내시지 않을까요? 나중에 그냥 넘어갈 것 같아요?” 이서아는 권력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좋을 때는 아첨하고 사람을 치켜세우고 심지어 자신을 낮추기도 하지만, 만약 자신이 무시당하면 오늘 ‘허니’라고 불렀던 사람이 내일 당장 더는 이 업계에서 일하지 못하게 복수할 수 있다. 이서아가 한수호에게서 배운 게 바로 그거였다. 그렇지 않다면 왜 큰 병을 앓고 있는 엄마를 남겨두고 용산에서 서종시로 도망쳤겠는가? 이서아의 설명을 듣자 한수호는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고 태도도 덜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 룸의 비용은 내가 이미 지불했어. 앞으로 돈이나 사람, 장소가 필요하면 내한테 말해.” ‘자기한테 말하라고? 우리가 무슨 관계인데?’ 이서아는 숨을 죽이고 기회를 노려 그를 밀쳐내려 했으나 한수호는 다시 더 가까이 다가와 이서아를 완전히 눌러버렸다. 이서아는 분노로 가득 찼지만 목소리를 억누르며 말했다. “한 대표님은 정말 구라치는 걸 좋아하시네요. 저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러나 한수호는 반박했다. “내가 술값을 대신 지불했는데 이러는 것도 너를 괴롭힌 거라고? 그리고 너, 누구에게서 욕하는 법 배웠어? 유 대표야?” “한 대표님이야말로 유 대표님을 흉내 내고 있잖아요... 맞죠? 지금 유 대표님을 따라하는 거죠?” 이서아는 아침에 가졌던 의문을 말했는데 한수호는 부정하지 않았다. ‘부정하지 않다니. 정말로 유 대표님을 따라하는 거였어!’ 이서아는 갑자기 몹시 혼란스러워졌다. “왜요? 왜 이렇게 하는 거예요?” 한수호는 남의 질문에 대답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한수호는 이서아를 누르면서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