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8장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권소혜는 여진수의 뺨을 세게 때렸기 때문에 희고 잘생긴 얼굴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만지며 아픈 것보다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너 지금 자 자식 때문에 날 때렸어?” 권소혜는 주먹을 꽉 쥐고 오지성을 향해 차갑게 소리쳤다. “너 당장 꺼져. 다신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오지성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이미 목적을 달성했으니 먼저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바닥에서 일어나 옷을 툭툭 털며 말했다. “소혜야, 내 말 명심해.” 여진수는 그가 권소혜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몸 안에 있던 폭력적인 본능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여진수는 그렇게 쉽게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이미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지성이 또다시 용산에 와서 자신의 아내를 유혹했으니 이 도시를 무사히 떠나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는 이미 오지성의 어느 팔을 자를지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권소혜가 방으로 들어가려 하자 여진수는 그녀의 팔을 잡아 벽에 밀쳤고 그녀의 가운을 잡아당기며 벗기려고 했다. “여진수!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여진수는 대답하지 않고 권소혜가 입고 있는 가운의 매듭을 풀었다. 아까 싸웠던 흔적으로 입술과 광대뼈에 멍이 들었기 때문에 그의 거친 외모는 더욱 야생적이 되었다. 마치 학교에서 싸움만 하던 불량 학생 같았다. 권소혜는 여전히 어지러웠고 여진수와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여진수에게 소리를 쳐도, 밀어내도 소용이 없자 결국 또 그의 뺨을 때렸다. 여진수는 이번 따귀를 무시한 채 계속하여 그녀의 가운을 풀었다. 가운 안에는 속옷이 입혀져 있었고 그는 개처럼 그녀의 몸에서 냄새를 맡았다. 낯선 향기가 없자 이번에는 그녀의 몸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쇄골에서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 그는 그 자국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키스 자국인지 아닌지 확인했다. 여진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소에 장난스럽게 웃던 그였지만 오늘은 입을 꽉 다물고 이마에 내려온 앞머리가 그의 눈을 가리고 있었다. 여진수가 그녀를 향해 말했다. “너 혹시 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