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9장 친자 확인 결과

구급차는 권소혜를 병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했고 그녀의 요청에 따라 HCG 혈액 검사를 통해 임신을 확실히 확인했다. 다행히 아이와 그녀 모두 큰 문제가 없었고 잠시 쉬면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움직일 힘이 없어 휴대폰을 꺼내 한참을 고민한 끝에 이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아 씨, 나 임신이 확실해요.” 이서아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 “... 그래요.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 아이를 낳을 거예요?” 이서아는 권소혜가 계속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네. 낳을 거예요.” 권소혜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 여진수와의 관계는 둘째치고 이 아이는 그녀의 아이이며 이 세상에서 그녀와 유일하게 혈육관계가 있는 존재였다. 아이가 생김으로써 그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그녀는 언제나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서아 씨,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줄 수 있어요?” 평소 같았으면 이서아는 당연히 응했겠지만 지금은...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를 보낼게요.” “서아 씨 괜찮아요?” “저 지금 병원에서 엄마를 돌보고 있어서요.” 그녀의 말에 권소혜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진영자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은 이서아는 사실 병원 복도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서윤은 그녀가 진영자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이서아는 이진태와 진영자의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고 그 덕분에 진영자 곁에 있을 자격이 있었지만 이진태가 그녀 때문에 투신 자살하고 이젠 친자 확인까지 받았으니 그녀는 순간 모든 자격을 잃었다. 이서아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가방 안쪽에 있던 얇은 A4 용지를 보았다. 눈빛이 점점 흐려지더니 이내 가방의 지퍼를 닫았다. “서아야.” 김하나가 뜨거운 코코아 두 잔을 사 들고 와서 그녀에게 한 잔을 건넸다. “너 여기서 오후 내내 앉아 있었어. 벌써 10시가 다 되어 가는데 우리 집에 가서 좀 쉬는 게 어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