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9장 나와 함께 가자

이서아는 화가 잔뜩 나 있어도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고 임정우의 말에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이렇게 물었다. “뭘 알고 있는 거죠?” 이내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채고 다시 물었다. “다 알고 있다고 해야 맞는 건가?” 임정우는 그런 이서아를 칭찬하듯 입꼬리를 올렸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정우는 쌍꺼풀이 진한 편이었고 웃을 때면 눈꼬리가 살짝 위로 올라갔다. 눈꺼풀이 얇아 어딘가 진지하면서도 매서워 보이기도 했지만 눈빛만은 차분하면서도 온화했다. 이런 극명한 차이가 임정우로 하여금 매정하면서도 부드러워 보이게 했다. 타고나길 다정다감한 눈이었다. 이서아는 임정우의 눈빛을 피하며 차갑게 말했다. “사람을 보낼 바에는 차라리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는 게 나아요. 내가 내 처지를 알아야 나를 어떻게 보호할지 알죠.” 임정우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게 쉽게 말해줄 수 있었다면 그때 너를 버리고 떠나지는 않았겠지.” 그 뜻은 그때 외국으로 나간 게 이서아의 신분과도 관련이 있다는 말이었다. 이게 이서아의 미간이 구겨졌다. 어젯밤 임정우는 이진태가 설 전날에 두 사람을 만났고 그 두 사람이야말로 이진태를 자살로 이끌었다고 했다. 이서아는 일단 그 두 사람이 누군지 조사하고 싶었지만 조사를 끝내기도 전에 그는 그때 그렇게 떠났던 게 그녀의 신분과 관련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원래도 실타래처럼 꼬여있던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이서아가 초조하게 말했다. “아무것도 안 가르쳐줄 거면서 왜 자꾸 궁금하게 말을 꺼내는 거예요? 내가 끌려다니는게 재밌어요?” 임정우가 나긋하게 말했다. “나는 그저 네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자책에 빠지지 말았으면 해서 그래.” “...” 이서아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또 이런다. 10년 동안 거의 만난 적이 없지만 임정우는 단번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챘다. 이서아가 이진태의 죽음을 자책하고 있다는 것도 임정우가 제일 먼저 눈치챘다. 그들 사이에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기장 같은 게 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