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0장 뒤쫓아온 그 사람

임정우가 그녀를 안아 들고 술자리에서 나왔을 때, 바람이 너무 거세다 보니 그는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둘러주고 고개 숙여 옷깃도 정리해 줬다. 그리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 거야?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었어?” 하지만 이미 만취 상태인 이서아는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로 끙끙 앓기만 했다. 그녀가 취한 모습을 처음 목격한 임정우는 안심이 되지 않아 그녀와 호텔로 향했다. 호텔 안내 데스크에서 신분 인증을 하기 위해 임정우가 이서아에게 물었다. “신분증은 챙겨왔어?” 이서아는 비몽사몽인 상태로 물었다. “응?” 임정우가 침착하게 다시 물었다. “신분증 있어?” “응?” 임정우는 술 취한 이서아가 귀여워 웃음만 새어 나왔다. “신분증 있냐고, 이 술주정뱅이야.” 이서아가 그제야 제대로 된 대답을 했다. “주머니에 있는데?” 임정우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찾고 있는데 이서아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겨우 초점을 맞춰 상대를 확인했다. “임정우?” 임정우가 고개를 들었다. “왜?” 그러나 이서아는 바로 고개를 저으며 비아냥거렸다. “임정우일 리가 없잖아. 또 꿈인가 보다.” 임정우는 이서아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자주 꿈에 나왔어?” 이서아는 바른 자세를 하더니 그대로 다시 임정우의 품 안으로 쓰러졌다. 그의 품에서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대체 꿈에 자주 나온 걸 부정하는 건지, 아니면 꿈에 나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임정우는 조금 착잡한 마음이 들었고 그녀의 머릿결을 정돈하며 말했다. “걸을 수 있겠어? 아니면 내가 업어줄까?” “나 안 취했어.” “정말?” 자신이 취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그녀는 자신의 신분증을 빼앗아 들고 안내 데스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방 하나 주세요.” 임정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이서아의 뒤를 따랐다. 이서아가 임정우의 품에 안겨 얼굴을 비비고 방까지 잡는 모습은, 우연하게도 운전 중인 한수호가 목격하고 말았다. 한수호는 이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