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7장 진실을 마주하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한수호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때 노정민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형, 알아냈어. 그 사람들 크리턴으로 갔어.” 한수호는 냉담한 표정으로 휴대폰 화면을 끄며 말했다. “공항으로 가자.” ... 달리던 차가 갑자기 덜컹거리는 바람에 이서아는 창문에 머리를 부딪히며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임정우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부딪힌 곳 안 아파?” 머리보다도 이서아는 가슴 부근을 손으로 눌렀다. 갑작스러운 답답함이 느껴져서 불편했다. 임정우가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받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서아는 창문에 부딪혔다. 그는 그녀가 부딪힌 부분을 문지르며 물었다. “어젯밤에도 잠을 잘 못 잤어? 너 지금까지 내내 잠만 잤어.” 이서아는 고개를 저었다. 사실 어젯밤에는 아로마 오일 덕분에 푹 잤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지 그녀 역시 모르는 일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가슴의 답답함이 가라앉았지만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엄마 쪽에 문제가 생긴 걸까?’ 그럴 리는 없었다. 한수호가 엄마를 돌보고 있을 테니까. 이서아가 침을 꿀꺽 삼켰고 불안감은 그 순간부터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차는 오랫동안 달려 마침내 한 저택 앞에 멈춰 섰다. 이서아가 궁금한 듯 물었다. “여기가 어디죠?” 임정우가 저택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최씨 저택이야.” ‘최씨 저택?’ 이서아는 곧바로 임정우를 돌아보았다. 자신이 아는 그 최씨 저택이 맞는지 긴가민가했다. 이서아가 묻기도 전에 임정우는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안전벨트를 풀며 고개를 돌려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게 맞아.” “...날 최현아와 만나게 하려는 거예요?” 이서아는 어이가 없었지만 임정우는 여전히 차분하게 답했다. “네가 한수호에 대한 거부감을 떨친 중요한 기점이 바로 최현아가 너를 함정에 빠뜨렸을 때 한수호가 널 도와줬기 때문이야. 맞지?” 그의 말이 맞았다. ‘그래서?’ 이서아는 그가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지 모르겠지만 방금 가라앉았던 불안감이 그의 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