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4장 나와 함께 돌아가

임정우는 천천히 김지영을 한 번 쳐다봤다. 김지영이 신호를 주자 혼자 온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어둠 속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김지영의 신호와 함께 빠르게 등장하며 한수호의 사람들과 대치했다. 긴장감은 순식간에 마치 팽팽한 실처럼 극에 달했다. 임정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날씬하고도 길쭉한 몸으로 이서아의 앞을 막아섰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미 한수호 씨한테 말했던 것 같은데요. 서아는 더 이상 그쪽과 함께 가지 않아요.” 한수호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럼 어디 한번 해봐요.” 노정민이 비웃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쪽 사람들이 우리 사람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무말 없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서 훈련용 장갑을 꽉 조이며 열 손가락으로 주먹을 쥐는 김지영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노정민은 그녀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주머니에서 껌 한 개를 꺼내 천천히 포장을 뜯어 입에 넣고는 껌 종이를 다시 주머니에 넣는 여유로움까지 보였다. “난 여자랑 싸우지 않아요.” 노정민은 임정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난 그쪽과 싸울 거예요.” 임정우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 역시 노정민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렇게 무시당한 것이 오랜만이었던 노정민은 재미있다는 듯이 냉소를 지으며 먼저 주먹을 날렸다. 김지영은 그의 빠르고 강한 펀치에 맞서며 둘은 순식간에 몇 번의 공격을 주고받았다. 리더가 움직이자 양쪽의 사람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모두가 혼전 속에 빠져들며 싸움이 시작되었다. 김지영과의 싸움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노정민은 그녀의 실력에 놀랐다. 양쪽 부하들 역시 치열하게 싸웠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최씨 저택의 정원이 엉망이 되었고 최현아가 그들의 싸움을 저지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서아는 무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마치 두 무리의 사람들이 아무런 목적 없이 만난 야수들처럼 그저 서로를 죽이고자 하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임정우는 이서아의 손을 잡고 조용히 말했다. “걱정 마.” 한수호는 그의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