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장 축하해요

한수호는 밀쳐지지 않고 오히려 그녀에게 더욱 바짝 붙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고 그런 수단을 쓴 게 뭐가 잘못됐어? 네가 성인들 사이에서 어느정도는 계산적으로 굴어도 된다며. 왜 신강인은 되고 나는 안 되는 거야?” 이서아는 한수호가 이런 핑계를 댈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거랑 이건 별개지!” “뭐가 다른데?” 한수호의 날카로운 턱선이 더욱 서늘해 보였다. “그리고 그날 네가 말했잖아. 반지를 끼기 전의 일은 다 없던 걸로 한다고. 그럼 된 거 아냐?” “...” 이서아는 평생 처음으로 화가 나서 말문이 막혔다.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니. 이걸 어떻게 없던 일로 할 수 있지? 어쩜 저렇게 뻔뻔할 수 있냐고.’ 본성을 숨기고 개과천선한 척한 것도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고 압력을 가하고 여론을 조작한 것도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으며 그녀의 아빠를 협박하고 엄마를 납치한 것도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모든 것이 그녀를 좋아해서 작은 술책을 쓴 것일 뿐 비록 지나친 면이 있더라도 모든 게 그녀를 좋아해서 한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화가 나도 반지를 끼기 전의 일은 모두 없던 걸로 해야하며 더 이상 그에게 따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서아는 그의 옷을 꽉 움켜쥐었다. 위장은 감정 기관이라는 말도 있듯이 한수호에게 미칠 듯이 화가 난 이서아는 복부가 쑤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가 그녀에게 손해를 끼쳤어도 그녀는 반박할 수 없었다. ‘역시 한수호다워.’ 이서아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 “놔! 한수호! 이것 놔!” 한수호는 이서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배고파서 위염이 도진 줄 알고 그녀의 손목을 잡고 강제로 이서아를 방 밖으로 끌어냈다. “밥 먹자.” 이서아는 다른 손으로 문틀을 붙잡고 버티며 한수호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문짝에 부딪쳤다. ‘쾅’ 소리가 크게 나자 거실에 있던 노정민이 그 소리를 듣고 곧장 일어서 안방으로 달려와 두 사람이 문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서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