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0장 사랑에 빠진 여자

차는 곧 주성 병원 앞에 도착했다. 이서아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뒤따라 내린 한수호가 그녀를 붙잡았다. “한수호!” 이서아는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한수호는 무심하게 말했다. “네 엄마를 보려면 나랑 협조해.” ‘협조라니?’ 이서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한수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그녀의 손을 잡고 병원으로 들어가며 손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그들이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그들 뒤를 따라오던 차 한 대가 병원 앞에 천천히 멈췄다. 뒷좌석 창문이 내려가며 유지호와 오지성의 얼굴이 드러났다.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한수호와 이서아가 함께 걷는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그들이 병원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게 된 후에야 시선을 거두었다. 유지호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한수호가 정말로 이서아를 데려왔네. 난 이서아가 임정우랑 같이 떠난 줄 알았는데... 임정우가 이서아의 첫사랑이라며? 옛 사랑보다는 새 사랑이 더 좋다는 건가. 아니만 한수호가 더 좋다는 건가?” 오지성은 손으로 염주를 가지고 장난치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서아는 엄마를 위해 돌아온 거야.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온 거지.”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 너는 이서아를 몰라. 내가 처음에 이서아를 꼬실 때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말도 못 해. 하지만 나한테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저 여자는 굉장히 냉정하고 침착한 사람이야. 그런 사람이 한수호와 결혼까지 간 건 정말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야.” 오지성은 그의 속뜻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네 말은 이서아가 한수호를 위해 이서아의 가족이나 고준석이나 고씨 가문에 대한 복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거야?” 유지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말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똑똑한 여자일수록 연애에 한번 빠지면 더 엉뚱한 짓을 하니까.” 오지성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사랑에 빠지면 더 심각한 것 같은데.” 오지성은 유지호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자신이 이서아를 완전히 제거할까 봐 사랑에 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