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1장 다시 한번 더 믿어주면 안 돼?

어둠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지만 한수호는 이서아를 힘껏 끌어안았다. 이서아가 몸부림치며 저항했지만 한수호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잘 지내보자.” “앞으로는 우리 행복하게 살아보자. 너희 엄마도 다치지 않게 할게. 두 사람 모두 무사히 지키겠다고 약속할게.” “그러니 다시 한번 더 믿어주면 안 돼?” 이서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한수호의 가슴을 손으로 밀어내며 그와의 접촉을 거부했다. 두 사람의 가슴이 맞닿아 있었지만 그녀는 심장이 서로에게 닿는 것을 거부했다. 이서아는 이미 말한 적이 있었다. 이번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그래서 그녀의 대답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권소혜는 변호사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김하나의 전화를 받았다. “소혜 씨, 어제 병원에서 서아 봤다고 했죠?” “네. 한 대표님과 함께 있더라고요.” 권소혜는 사무실로 향하며 말했다. 그러자 김하나는 목소리를 낮추며 뭔가 말하려는 듯했다. “사실 저 어젯밤 회사에서 야근하고 너무 늦어서 집에 안 갔거든요. 그런데 방금 집에 돌아갔더니 누군가 우리 집에 침입한 것 같아요.” 권소혜는 놀라서 물었다. “뭐라고요?” 김하나는 아직도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 안팎을 완전히 뒤져놨어요. 이미 경찰에 신고했어요. 경찰이 와서 사진도 찍고 증거를 수집해 갔는데 아직 누가 한 건지는 모른대요. CCTV 선도 다 잘려 있었고...” “도둑맞은 건 없었어요?”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왠지 뭔가를 찾으려고 온 것 같은 기분이에요. 눈에 띄는 곳에 있던 금목걸이도 안 가져갔거든요. 그래서 혹시 서아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김하나는 뚜렷한 증거는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이서아와 연락이 닿지 않아 권소혜에게 상의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한 대표님이 서아를 감금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아니면 서아가 우리랑 연락을 끊을 리가 없잖아요. 우리 집에 온 사람도 한 대표